원로배우 신성일 씨가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영화계의 전설적 배우 최은희(사진)를 반기며 이같이 말했다.
최은희는 18일 서울 중구 명보아트홀에서 열린 제1회 신필름예술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다. 최근 건강 악화로 외출을 삼가온 그는 이날 검은색 모피코트와 카키색 챙모자 차림에 흰 장갑을 끼고 휠체어에 앉은 채로 영화제 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단상 바로 앞에 자리했다. 고 신상옥 감독의 부인인 그는 사별한 남편을 기리는 영화제의 출발을 맞아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지인들과 귀엣말을 주고 받으며 안부 인사를 나눴다. 신필름예술영화제는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신 감독의 업적을 기리고자 올해 처음 열렸다. 19일까지 독립영화 20편을 상영하고 시상한다.
최은희의 아들인 신정균 신상옥감독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신장 투석과 합병증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시지만, 오늘 몸 상태가 괜찮으신 것 같아 모셨다”고 말했다. 최근 폐암 진단을 받아 투병 중인 신성일은 단상에 올라 “그동안 인사 못 드려서 죄송하다”고 최은희에게 인사를 건넨 후 “신상옥 감독과 나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신필름을 통해 데뷔하던 당시 신인배우 모집에 3000명이 넘게 몰렸다. 기마경찰대가 와서 교통정리를 할 정도였다”며 “사무실에 갔더니 최 여사님과 신 감독님이 계셨다. ‘내일부터 신필름에 나와라’라고 하며 예명을 지어주셔서 평생 신성일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다”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 kcki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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