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스 콰르텟 내일 내한공연
베트남전 참상 ‘검은 천사들’
홀로코스트 다룬‘다른 기차들’
시대정신 담긴 현대곡 들려줘
한국인 첼리스트 써니 양 합류
“그녀통해 韓음악 恨 알게됐다”
“지난 40년간 현악 4중주라는 장르의 잠재력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스웨덴 왕립음악원이 지난 2011년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폴라음악상을 ‘크로노스 콰르텟’에게 수여하면서 밝힌 이유다.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썼던 똑같은 형태의 실내악 앙상블이 국제적인 정치 문제를 논하기도 하며 아방가르드 록을 해석하며 전 세계 구석구석의 음악을 결합하고 있다”는 것. 2006년에는 영국 최고 권위의 음악전문지인 그라모폰지가 선정한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현악 4중주단’에 현대음악 앙상블로는 크로노스 콰르텟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내일(21일) 서울 LG아트센터서 열리는 크로노스 콰르텟의 10년 만의 내한공연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지난 1973년 크로노스 콰르텟을 창단한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해링턴. 공연에 앞서 이메일로 먼저 만난 그는 21일 무대에서 자신들의 본질에 가까운 노래 두 곡을 들려준다고 소개했다. 먼저 크로노스 콰르텟의 창단 계기가 된 조지 크럼의 1970년 곡 ‘검은 천사들’로,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표현한 이 곡을 현악기 외에도 기합과 허밍, 유리잔 등을 더해 살아 숨 쉬는 음악으로 표현한다. 그는 이 곡에 대해 “당시 미국 사회에는 베트남 전쟁이 남긴 영향이 너무 생생했는데 이 곡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자 인간의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곡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곡 스티브 라이히의 1988년 작 ‘다른 기차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홀로코스트의 어두운 그림자와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곡이다.
‘시대정신이 담긴 음악을 하겠다’는 크로노스 콰르텟의 신념은 이 두 곡 이외에도 지난 44년간 위촉 초연한 900여 곡에 잘 드러나 있다. 실제 이들은 정통 클래식 레퍼토리는 거의 연주하지 않는다. 내용적으로는 현실의 문제를 소재로 삼으면서 외형적으로는 록, 재즈, 팝, 심지어 우주의 소리까지 소재로 삼아 장르의 경계를 끊임없이 허문다. 해링턴은 “현재의 균열된 세상에서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란, 예멘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정치적인 행위로 비칠 수 있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음악적인 시각을 드리우는 것이나, 일찍이 공연장에서 들을 수 없었던 요소들을 포함시키는 것 또는 음악은 파괴를 반대하는 힘이 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바람을 명확히 하는 것 등이 모두 우리의 음악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음악이 쪼개진 세상을 다시 굳건히 회복시킬 수 있으며, 평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걸 다음 세대가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내한 당시와 눈에 띄게 달라진 점 중 하나는 2013년 이 사중주단에 새롭게 합류한 한국인 첼리스트 써니 양(한국명 양정인)이 함께한다는 것이다. 그는 써니에 대해 “그녀의 코멘트와 연주는 우리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며 동시에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자극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써니가 한국 작곡가 윤이상의 음악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으며, 우리는 그의 음악이 가진 ‘한’에 대해 좀 더 알고 그의 작품 속 끓어오르는 힘을 최대한 표현하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끝으로 그는 “K-팝, 전통음악, 종교적 음악 등 한국 음악은 세계 음악의 축소판”이라며 “특히 시나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고, 한국 아티스트 중 해금 연주자 여수연,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도희, 국악밴드 잠비나이의 작업을 최근에는 인상 깊게 듣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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