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력 짧을수록 한순간 무너져
필드서 마음 다스릴줄 알아야
웃으면 ‘쾌감 호르몬’ 분비돼
단기간에 스트레스 진정시켜
‘스마일퀸’ 김하늘 올 日서 3승
미소로 위기 이기고 극적 우승
골프를 시작하고 2∼3년, 한참 실력이 향상되고 있을 때. 골프 약속이 잡히면 설레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라운드 전날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번 라운드에서 저질렀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이번에는 기필코 벙커 샷을 완벽하게 하리라, 드라이버·아이언 샷은 물론 쇼트 게임도 잘하리라, 번번이 내기에서 졌던 동반자를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보리라….
온갖 생각으로 몇 번이나 잠에서 깬다. 잠을 설친 탓에 컨디션이 걱정되지만 골프장에 도착하는 순간 상쾌한 기분으로 몸이 날아갈 것만 같다. 다시 한 번 투지가 살아나며 의지를 북돋는다. 하지만 이런 기분도 잠시. 지난밤의 기대와 다짐과는 달리 실수 연발이다. 이를 만회해 보려는 조급한 마음은 플레이를 더욱 망칠 뿐이다. 혹은 정말 기대대로 잘하고 있는데, 동반자의 농담 한마디에 기분을 잡쳐 완전히 무너지기도 한다. 이전 홀까지 플레이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으나 벙커나 러프에 빠진 뒤 나머지 홀에서는 완전히 망가지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현상은 주말 골퍼에게는 매우 흔하다. 특히 구력이 짧을수록 더욱 그렇다. 프로 선수에게도 가끔 일어난다. 전반과 후반의 타수를 보면 도저히 상상하기 힘들 때도 있다. 마치 다른 선수가 플레이한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든 기분이 상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심호흡하면서 마음을 다스려 보려고 애쓰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는다. 겉으로는 마음을 가다듬었다고 느끼지만, 이상하게도 원래 자신의 샷이 나오지 않는다.
모든 운동선수가 그러하겠지만, 특히 골퍼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순간순간의 감정 변화에 잘 대처해야 한다. 평소 마음 다스리는 훈련을 많이 하는 프로선수에게도 쉬운 것이 아니다. 플레이하다가 기분이 상하면 일단 무조건 웃어라. 기분이 상했을 때 기분을 전환하는 방법 중 웃는 것보다 좋은 건 없다. 웃음에 대한 효과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사람의 뇌는 한 번 웃을 때마다 엔도르핀을 포함해 여러 가지 쾌감 호르몬을 쏟아낸다. 지속적인 웃음은 신체적, 정서적으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유익하다. 신체적으로 보면 웃음은 순환계의 활성화를 일으켜 호흡능력을 향상시킨다. 그리고 심장과 폐, 근육도 활성화시킨다.
아울러 신체 통증 완화는 물론 인체 면역력을 높여준다. 정서적으로는 웃음이 기분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화가 나거나 우울할 때 웃음으로 기분을 전환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를 단기간에 진정시켜서 긴장 상태를 풀어 줄 수도 있다. 사회적으로는 웃음이 타인과의 유대감을 높여준다. 심리학에서 웃음치료가 각광받는 이유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김하늘(사진)은 올해 3승을 거뒀다. ‘스마일 퀸’ ‘미소 천사’로 알려진 그는 일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 있을 때도 늘 미소를 머금어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일본으로 건너간 첫해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아 절망과 자괴감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 당장 일본 투어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늘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녀는 첫해 마지막 대회에서 극적으로 우승했다. 이듬해 2승, 올해 3승으로 상금 랭킹 2위를 달리며 일본 무대를 정복했다. 지금 김하늘은 일본 갤러리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미소를 지닌 덕분이리라.
라운드하다 보면 기분 상할 때가 수도 없이 많다. 실수하고 마음대로 안 될 때도 참 많다. 혹은 누군가의 방해로 화가 나고 짜증이 난다. 평정심을 찾아보려 하지만 정말 쉽지 않다. 얼굴도 굳고 몸도 굳고. 순간순간 감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왜 그렇게 웃는 것이 힘든지.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삶이 팍팍하다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일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가 보다. 플레이도 마찬가지다. 볼을 치기보다는 땅만 파고 온단다. 필드에서도 지치고 삶에서도 지치고, 늘어나는 것은 한숨이다. 이럴수록 웃자. 골퍼들이여, 지금부터 ‘웃으면 복이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속에 새기면서 플레이하자.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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