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당시 19초 만에 조기경보를 발령해 신속한 대응으로 ‘칭찬 세례’를 받은 기상청이 요즘 고민에 빠졌다. 기상청의 계획대로 앞으로 조기경보 발령 시간을 일본 수준인 ‘최소 7초’에 맞춰 줄여 나갈 경우 필연적으로 ‘오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웃 나라 일본은 지진 관련 오보율이 20∼40%대에 이르지만, 정작 일본인은 자국 기상청을 욕하기는커녕 “틀려도 좋으니 신속한 조기경보를 부탁한다”며 오히려 다독인다고 한다. 만약 우리 기상청이 틀렸다면 ‘오보청’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신속·정확하게 상황을 전파해야 할 기상청에 오보는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이에 기상청은 지진에서만큼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고 말한다. 기상청 지진 전문가는 20일 “우리나라가 지진 조기경보를 도입한 지 2년밖에 안 돼 불가피하게 정확성에 무게를 두고 보수적으로 조기경보를 발령해 왔다”며 “만약 초반부터 신속하게 내보내는 데 초점을 맞췄더라면 분명 오보가 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기상청은 정확한 지진 정보를 얻기 위해 관측소 3∼4곳을 거친 자료를 토대로 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또 다른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은 관측소 1∼2개만 거친 관측 수치를 전달하다 보니 규모 2.0이 규모 7.0이 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때 그 누구도 그런 기상청을 욕하기보단 오히려 용기를 북돋워 준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지진이 도달하기 10초 전에만 알아도 사망자를 90%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기상청이 일본 수준의 조기경보 발령 수준에 맞출 경우 일본처럼 오보율 증가가 불가피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만큼은 ‘양치기 소년’이 더 유익하다는 점을 국민이 알아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해완 사회부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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