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여진… 불안 호소 이어져
“오늘 아침에도 지진 때문에 깜짝 놀랐어요. 등교하는 것조차 무서워요.”
지난 15일 강진으로 휴업에 들어간 포항의 상당수 학교 학생들이 5일 만인 20일 등교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오전까지 계속되는 여진으로 등굣길 학생들의 얼굴 표정은 불안으로 어두웠다. 이 때문에 등교를 포기하는 학생이 속출했다. 20일 오전 7시쯤 포항고에 가장 먼저 등교한 3학년 장모(18) 군은 학교 체육관은 물론 학교 건물 복도와 교실 천장 등 곳곳에 난 균열을 보고, 교실에 들어가길 꺼렸다. 장군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학교 내 지진 피해가 너무 큰 것 같다”며 “오늘 아침에도 3.6 규모의 여진이 났는데, 불안해서 공부에 집중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뒤이어 등교한 2학년 임모(17) 군은 “지진으로 장성동 집에 물탱크가 터지는 바람에 흥해읍 할머니 집에서 지내다가 학교에 왔는데, 계속되는 지진으로 학교에 와도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털어놨다.
지진으로 다용도 교실 벽체의 보도블록이 떨어지고, 건물 곳곳의 타일이 부서진 인근의 대동고도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이날 오전 8시쯤 3학년 한 교실에는 수능을 눈앞에 둔 10여 명의 학생이 나왔으나 공부에 집중하지 못한 채 지진 이야기만 나눴다. 이모(18) 군은 “마음을 다잡고 공부하려고 학교를 왔는데, 친구들로부터 지진 피해 이야기를 들으니 집중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금이 간 벽면 등의 보수작업을 했으며 위험한 곳은 안전펜스를 설치하고, 교사들이 건물 내에서 비상근무를 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포항교육지원청에는 자녀 등교 여부를 묻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불안해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학교장 재량으로 등교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진을 걱정하는 아이를 보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일부 학교는 학생들의 불안감 호소로 수업은 엄두도 못 냈다.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교사가 학생을 달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라며 “상당수 학교가 단축수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교육청은 20일 유치원과 초·중·고 등 모두 240개 학교 중 29개 학교가 휴업 중이고, 나머지 211개 학교는 이날부터 정상적으로 등교했다고 밝혔다. 포항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학교마다 10~20여 명이 결석했다.
포항=곽시열·박천학 기자 sykwa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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