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층 굳어진 지역 많아 취약
진앙지 10㎞ 밖에서도 발생

‘천연가스 불길’도 조사 착수


11·15 포항 강진 진앙 일대에서 나타난 액상화(Liquefaction) 현상이 포항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진앙에서 10㎞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액상화 현상 흔적이 보이는 가운데 포항은 지질학적으로 ‘포항 분지’에 해당하는 신생대 제3기 대표적인 지층인 ‘연일층군’에 속하며 이 지역은 깊은 바닷속에 있었던 ‘펄층’이 굳어져 있어 액상화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문화일보 11월 17일 자 1, 3면 참조)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20일 “액상화는 경북 포항시 북구 진앙을 중심으로 반경 3㎞ 이내 농경지 100여 곳에서 확인된 데 이어 이곳에서 13㎞ 떨어진 송도동과 10㎞ 정도 거리의 북구 창포중 등의 운동장에서도 흔적이 있어 정확히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진앙이 위치한 흥해읍 일대는 1200만 년 전에는 물에 잠겨 펄과 모래가 쌓인 ‘연일층군’에 속하며 포항 도심도 마찬가지여서 액상화 현상으로 일부에서 지반 침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항구도시인 포항은 매립한 곳이 있고, 펄층이 굳어진 토양이 많아 액상화에 취약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익명의 한 지질 전문가는 “포항 지진은 1995년 일본 고베(神戶) 강진처럼 13도 정도 경사로 발생했다”며 “지질학적으로 분지인 포항은 상당수 지역이 펄층이 굳어진 토양이 많아서 액상화에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포항 도심 폐철도부지 공사 도중 뚫은 관정에서 나오는 천연가스 불길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불의 크기 및 지하수 변화, 지진 영향 여부, 다른 곳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부터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가스 불은 지진 발생 8개월 전인 지난 3월 포항시가 남구 대잠동 폐철도부지 공원화 사업에 필요한 지하수를 개발하기 위해 지하 210m 지점을 시추하던 중 매장돼 있던 가스가 마찰로 분출되면서 불이 붙었다. 연구원 관계자는 “가스 불이 타는 곳은 퇴적층 내 늪지대로 진흙이 가스를 차폐해서 지진이 발생해도 여전히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항=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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