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혁신정책 줄줄이 지연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이어서 도입된 정책이 직전 정부의 실적이란 이유로 배제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산업 활성화 전략인 ‘혁신성장’은 이전 정부의 중소·중견기업 정책과 차별화하지 못하고 내용도 발표조차 하지 못한 채 연기되는 모습이다.
20일 정부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월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에 따른 사업재편승인 심사를 하지 않았다. 기활법은 구조조정이 필요한 공급과잉 업종의 기업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해 사업재편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후 산업부는 지난해 국회 통과 이후 8월부터 시행해 매달 사업재편 승인 기업들을 공개하고 실적을 홍보했다. 하지만 지난 9월부터 사업재편승인 기업들을 비공개로 전환했으며 10월에는 사업재편승인 심사도 하지 않았다.
산업부 측은 해당 기업들이 공개를 꺼린다고 비공개 이유를 밝혔지만, 내부에선 기활법 자체가 박근혜 정부 성과여서 발표를 꺼리는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지난 9월에는 윗선에서 ‘매달 사업재편 실적을 공개할 필요가 있냐’며 비공개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활법 국회 처리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들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법안 처리를 반대했다.
2017년 7월 기준으로 기활법 후 현재까지 승인된 40개 기업 중 중소기업이 30개, 중견기업이 4개, 대기업이 6개로, 중소·중견기업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다. 조선·해양플랜트 18개, 철강 6개, 석유화학 3개 등 3대 구조조정 업종이 27개로 전체의 67.5%를 차지할 정도로 실적을 내고 있다.
혁신성장 정책도 이전 정부와 차별화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한 경제관계 부처들은 10월과 11월 혁신성장 관련 정책들을 잇달아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2일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 방안을 발표한 것 이외의 정책들은 예고한 시점을 이미 넘겼다. 산업부도 11월까지 투자 활성화 및 업종별 성장 로드맵을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정책은 감감무소식이다. 이에 대해 한 기업 관계자는 “현 정부가 ‘반(反)대기업’에 매몰돼 산업정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민·박민철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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