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이 강한 고병원성(H5N6)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서 또 발생했다. 전북 고창의 오리농장과 전남 순천만에서다. 이번 바이러스는 지난해 11월 중순 발생, 4개월여 창궐해 사상 최대 피해를 낳은 병원체와 같은 유형이다. 당시 전국 900여 농가에서 3787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 등이 살처분됐다. 정부는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20일 0시부터 이틀간 전국 가금류와 관련 인력, 차량 등에 대한 ‘일시 이동중지명령’도 내렸다. 20일 오전엔 이낙연 총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도 열렸다. 정부가 신속히 총력 대응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다.

고병원성 AI는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2014년부터 매년 발생하고 있다. 연례행사가 됐다는 얘기다. 문제는 아직도 정확한 감염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단지 철새 때문이 아니냐는 추정만 해볼 뿐이다. 이번 AI 발생 농가도 철새도래지와 인접해 있다. 철새가 원인이라면 원천 봉쇄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발생보다는 방역 조치와 전국 확산을 차단하는 게 더 중요하다.

더 큰 걱정은 평창동계올림픽이 81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AI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 농가 피해를 포함,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가뜩이나 국민 관심이 저조한 터라 흥행에도 악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지난달 13일에야 겨우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는데, 조기 차단에 실패하면 가금류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점에서 “초동 방역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과감하고 신속해야 한다”는 20일 이 총리의 지시는 적절하다. 정부와 지자체, 농가는 중앙과 현장이 따로 놀아 피해를 더 키운 시행착오를 반면교사 삼아 이번만큼은 빈틈없는 방역에 진력하길 바란다.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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