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운, 코라(Khora·플라톤이 말하는 여성적 공간), 혼합재료, 53.0×45.5㎝, 2015
김영운, 코라(Khora·플라톤이 말하는 여성적 공간), 혼합재료, 53.0×45.5㎝, 2015
시간을 느끼는 것은 상대적이다.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이라도 사람들의 감성 속도는 각기 다르다. 속도는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과거-현재-미래로의 진행. 이런 시간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은 절벽이다. 절벽은 지구의 나이를 보여준다. 켜켜이 쌓인 지층은 수천 혹은 수억 년의 시간을 축적하고 있다. 지질학적 시간이다. 시계 초침 소리를 들으며 느끼는 시간과는 너무 다른 감정을 준다. 시간을 미술에서는 어떻게 그려냈을까. 날개가 있고, 낫과 모래시계를 들고 있는 노인으로 나타난다. 시간을 신격화했던 고대 문화 영향이다.

김영운도 시간을 그린다. 그는 시간의 흐름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을 주목한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흘러온 40여 년의 시간을 공간으로 표현한다. 경험한 일들을 오래된 순으로 겹쳐 그리는 방법으로.

전준엽 화가·미술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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