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21일 새벽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은 뒤 21일 새벽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귀가하고 있다.
뇌물수수 관여했나 집중 추궁
田 前수석, 혐의 대부분 부인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수억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7시간이 넘는 마라톤 조사를 받았다. 전 전 수석은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밤샘조사를 받은 뒤 21일 오전 3시 35분쯤 검찰청을 빠져나갔다. 전 전 수석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조사 내용 분석 등을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여권의 고위 관계자가 부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 원을 후원하는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또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윤모 씨 등이 후원금 가운데 1억1000만 원을 빼돌린 과정에 관여했는지도 캐물었다. 검찰 조사에서 전 전 수석은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수석은 출석에 앞서 “과거 의원 시절 두 전직 비서들의 일탈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청와대에 많은 누가 된 것 같아서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면서도 “저는 그 어떤 불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5년 7월 방송 재승인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던 롯데홈쇼핑의 재승인을 돕는 대신 사실상 자신이 ‘사유화’하고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을 내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실로 밝혀지면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또 이외에도 500만 원어치 기프트카드나 250만 원 상당의 숙식 등을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선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 후원금 외에도 전 전 수석이 협회 핵심 인사들과 공모해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검찰은 회장, 명예회장 등 직함을 갖고 한국e스포츠협회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전 전 수석이 협회를 사유화하고 측근들을 움직여 사익을 취한 정황이 짙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전 전 수석의 진술 내용 등을 분석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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