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러 잡음 신호 감지”
美 포세이돈 초계기 추가 투입


승조원 44명을 태운 채 실종 일주일째를 맞은 아르헨티나 실종 잠수함 ‘ARA 산후안호’(사진)로부터 조난신호로 추정되는 잡음이 20일 감지됐다. 구조 가능성이 희박해져 가던 상황에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면서 국제사회도 구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후안호는 아르헨티나 해역에서 300㎞ 떨어진 지점의 수심 200m 해저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엔리케 바르비 아르헨티나 해군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수색 중인 두 대의 아르헨티나 함정의 수중음파탐지기가 동시에 잡음 신호를 감지했다”며 “실종된 잠수함의 조난신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산후안호가 남미 최남단인 ‘티에라델푸에고’에서 ‘마르델플라타’ 기지로 오려던 본래의 진로와도 맞아떨어지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조난신호 추정 잡음이 감지됨에 따라 꺼져가던 구조의 희망도 살아나고 있다. 미 해군은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를 추가 투입해 해당 해역 수심 200m 해저를 중심으로 음향기록을 수집해 마르델플라타 기지에서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미국·영국·브라질·칠레·우루과이 등도 항공기와 순시선을 대거 투입해 수색작업을 돕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 해군은 산후안호가 교신 두절 직전 배터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혔다. 산후안호의 선장이 ‘합선’ 문제를 보고한 뒤 해군본부로부터 선로를 바꿔 마르델플라타 기지로 돌아오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이런 종류의 문제는 매우 일상적인 것이며, 당시 승조원이 모두 안전하다는 보고도 함께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후안호 실종 사흘째이던 지난 18일 7차례의 위성 수신 조난신호가 탐지됐지만, 이는 산후안호에서 온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미 해군 관계자는 “신호가 발생한 곳은 잠수함이 접근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상황은 산소 부족이다. 바르비 대변인은 “잠수함이 물 위를 표류하고 있는 상태로 승강구의 문도 열 수 있다면 충분한 공기와 음식을 확보할 수 있지만, 잠수함이 가라앉은 상태에서 표류하고 있고 스노클(공기흡입장치를 수면상에 노출하는 것)도 할 수 없다면 산소는 7일 안에 바닥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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