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까지 여객 증가율 1.2%
글로벌 항공사 실적은 7.2%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보복에 따른 악재 속에서도 국내 항공운송업계가 소폭 성장했지만, 글로벌 수준의 성장세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연말을 앞두고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속에서 재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16일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여객운송 실적은 997만2308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항공 여객 증가율 7.2%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2012년 이후 국내 8월 항공 여객 운송 신장률이 글로벌 신장률보다 낮았던 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창궐했던 2015년(2.0%)을 제외하면 올해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스를 제외하면 태풍, 북한 도발 등 다른 악재에도 국내 항공운송실적 증가율이 글로벌 기준보다 꾸준히 높았다”며 “그만큼 올해 국내 항공업계의 손실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내 운송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한국 단체여행 금지 조치로 내왕객이 급속하게 줄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대부분의 국가 여행객들이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중국 여행객들이 38.5%나 감소한 것이 신장률 둔화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올해 1∼3월 전년 대비 10% 이상 신장했던 항공 여객 실적은 이때까지 글로벌 실적 성장률보다 높았지만, 4월 이후 보복조치가 시작되자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전체 내왕객 중 중국 내왕객의 점유율도 지난해 29.6%에서 17.9%로 떨어져 일본 내왕객(25.2%)보다 적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항공업계는 내년에는 중국의 보복조치 완화 등으로 ‘글로벌 수준’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중국 광군제 알리바바 최우수 판매 항공사로 이름을 올렸다. 인천공항은 중국 최대의 여행박람회인 중국국제여유교역회 등에 참가하며 손님 몰이에 나서면서 다시 한 번 한류 관광 붐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연휴가 있는 만큼, 4분기부터 수송실적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큰 변수가 없다면 올해보다 높은 성장세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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