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10년 만에 최고점에 도달하는 등 연일 상승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분야의 쏠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4분기 추정치 기준으로 제약·바이오 분야 매출액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전체 성장률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오전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85.32)보다 5.03포인트(0.64%) 오른 790.35로 출발하면서 장중 79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800선에 한 발짝 더 다가선 셈이다. 하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계속되자 ‘거품’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코스피 전체의 성장을 반도체 부문이 주도하는 것처럼 코스닥 역시 제약·바이오 분야의 성장에 따른 착시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추정치가 3곳 이상에서 확인되는 코스닥 상장사 63곳 중 제약·바이오 분야 6곳의 매출액은 총 4809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788억 원에서 27.0%나 증가한 규모다. 한편, 63개 상장사의 매출액 규모는 8조36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조1182억 원에서 17.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제약·바이오 분야 매출액이 코스닥 시장 매출액 신장 규모를 크게 뛰어넘는 셈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주가는 실적 강세를 감안해도 과열이 심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10배로 뛴 신라젠이 대표적이다. 신라젠은 현재 상용화된 제품이 없어 주가대비 수익률(PER) 등 기업가치 산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임상실험을 진행 중인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펙사벡’에 대한 기대감으로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인데, 이 제품 상용화가 난항을 겪을 경우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어서 아직 거품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제약·바이오의 지나친 쏠림 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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