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테슬라S90D’ 타보니…

차 문을 열 때부터 고민하게 된다. 도어 안에 박혀 있는 손잡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머뭇거리다 손잡이를 살짝 건드리자 터치에 반응해 손잡이가 밖으로 튀어나온다. 차 안으로 들어가면 운전석 옆에 무려 17인치나 되는 거대한 내장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의 모든 버튼이 이 안에 들어가 있다. 대시보드 전체를 뒤져봐도 별도의 버튼은 비상등과 글러브 박스를 여는 단추만 한 버튼 2개밖에 없다. 테슬라의 3세대 신규 모델 S90D는 주행 성능 이전에 신선함과 잔재미로 운전자와 탑승자들에게 어필하는 차다.

지난 10월 24일 시승을 위해 테슬라 S90D에 오르자 다시 한 번 당황하게 된다. 눈 씻고 찾아봐도 시동 버튼이 없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 바로 시동이 걸린다. 시동이 걸려도 전기차다운 조용함은 차에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정면 디스플레이와 모니터의 선명함은 다른 차들과 차이가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시각적으로 편하다. 그리고 인포테인먼트 기능 대부분을 스티어링 휠에서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전기차의 특성상 뒷좌석 중간 부분에 턱이 없기 때문에 3인 이상이 타면 가운데 자리 탑승자도 편하다. 엔진이 없어서 트렁크가 앞뒤 모두에 있다는 점도 매력이자 재미다.

가장 먼저 시험해보고 싶었던 부분은 오토파일럿.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을 달리면서 주행 차선을 유지하면서도 앞차와의 간격을 이상적으로 조절하는 오토스티어 기능은 훌륭하다. 자동 주차 기능도 기대했던 것보다 우수하게 제자리에 차량을 주차했다. 주행 성능도 일반 전기차보다 기존 가솔린 자동차에 가까운 느낌이다. 소문으로만 듣던 직선거리 가속 등은 전기차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좋다. 속도를 올리더라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전기차의 장점도 그대로 계승했다. 주행 중 사각 감지 기능이 디스플레이에 구현돼 고개를 많이 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모니터 스크린으로 조작하는 에어컨, 라디오, 인터넷, 내비게이션 등은 익숙한 사람에겐 쉽겠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겐 버튼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 아직은 국내 운전자들에게 덜 익숙한 내비게이션도 보완이 더 필요하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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