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수행은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현재에 집중함으로써 긍정적인 정서를 계발하도록 도와준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사옥에 마련된 명상실에서 명상하는 모습.   김선규 기자 ufokim@
명상수행은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현재에 집중함으로써 긍정적인 정서를 계발하도록 도와준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사옥에 마련된 명상실에서 명상하는 모습. 김선규 기자 ufokim@

(17) 명상에 대한 이해Ⅰ

산란한 마음 안정 쉬게하고
일체 현상 있는 그대로 보기

‘나는 누구인가’탐구·수행통해
자신 벗어난 더 큰 세계 연결
감사와 봉사하는 삶으로 인도


이번 호에서는 명상에 관한 기본적인 질문들과 답을 통해서 명상에 대한 이해를 개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명상이란 무엇인가? = 명상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뜻밖에 명상의 종류와 용어가 많은 것을 보고 놀랄지도 모릅니다. 여기서는 일단 명상에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을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명상에 대한 다음의 설명들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분들은 그냥 단순하게 명상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하는 훈련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명상은 팔리어 바와나(bhavana)라는 말로 계발, 배양, 사색, 훈련 등을 의미합니다. 이를테면 자애(metta, loving-kindness) 명상은 모든 존재를 향한 사랑·친절을 배양·훈련한다는 의미가 되고, 연민(karuna, compassion) 명상은 모든 존재가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배양한다는 뜻이 됩니다. 자애 명상과 연민 명상은 본래부터 우리에게 내재한 선한 의도를 배양하고 건강한 심리상태를 훈련하는 명상법으로 이 둘을 합해서 자비 명상이라고도 부릅니다.

자애·연민 명상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또 하나의 핵심명상이 마음챙김 명상입니다. 이는 우리가 순간순간 일어나는 우리의 경험이 선입견이나 개념에 의해 오염되기 이전의 순수하고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자각훈련입니다. 흔히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은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마음챙김(sati, mindfulness)은 정념(正念)으로, 알아차림(sampajanna, clear knowing)은 정지(正知)로 구분해서 분별하는 것이 명상의 이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알아차림은 마음챙김 명상이 제대로 잘 확립되었을 때 명료해지는 앎입니다.

◇명상이 어떻게 유익한가? = 이를테면 마음챙김 명상은 우리의 눈과 귀, 코, 혀, 몸, 마음이 모양이나 소리, 냄새, 맛, 촉감, 생각·이미지·기억 등과 접촉할 때, 우리에게 유익한 것은 계발하고 해로운 것은 피할 수 있는 지혜를 향상해 줍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마음챙김을 문지기, 요새를 지키는 군대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 해로운 말, 생각, 행위를 삼가고 유익한 말, 생각, 행위는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명상의 도덕적 측면입니다. 그리고 그 도덕적 측면의 최고 정점에 모든 존재를 향한 자애와 연민이 있습니다.

명상을 활용해서 어떻게 우리에게 해로운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고 유익한 긍정적 정서를 계발하는지 구체적인 기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일상에서 불편한 감정이 일어날 때,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 감정이 몸의 어느 부위에서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지, 또 그 느낌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를 말로 설명하게 합니다. 그 결과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휩싸여서 과잉반응을 보이는 대신, 감정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좀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예들은 지금까지 앞에서 많이 살펴보았습니다.

◇명상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 일반 심리치료와 달리 원래 명상수행의 목표는 삼매(samadhi) 체험에 있습니다. 삼매는 탐욕과 화, 어리석음이 정화된 마음의 상태로서 거기에는 평화롭게 머무는 멈춤(samatha, 止)과 있는 그대로 보는 것(vipassana, 觀)의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흔히 전자를 사마타·좌선명상·집중명상이라고 하고 후자를 위파사나·통찰명상이라고 말합니다. 사마타 명상은 주의를 한 대상에 집중하여 안으로 마음을 고정하고 안정시킴으로써 산란한 마음을 쉬게 하는 반면, 위파사나 명상은 일체의 정신적·물리적 현상은 변화하고 실체가 없다는 사실을 관찰함으로써 지혜를 증장시킵니다.

사마타는 마음이 움직이는 작용을 멈추게 하고 위파사나는 마음이 움직이는 작용 상태를 관찰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깨달음은 이 둘을 병행해서 수행할 때 가능합니다. 초감 트룽파는 사마타와 위파사나의 관계를 각각 샤워하는 것과 샤워를 한 후 수건으로 몸을 말리고 옷을 입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명상은 왜 필요한가? = 우리가 명상을 해야 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첫째,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생각이나 감정은 왜곡돼 있고 편견에 치우쳐 있기에 인간관계에서 크고 작은 고통과 갈등을 유발합니다. 그런데 명상수행은 그러한 왜곡과 편견을 예방하고 교정해 주는 일종의 자기-자각, 자기-조절, 자기-초월의 정신훈련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명상은 ‘내가 누구인지’를 탐구하는 직접적·경험적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지두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처럼 인생의 자유는 우리 자신에 대한 앎에서 시작됩니다. 명상수행은 우리 자신의 마음과 경험의 본질을 명료하게 이해함으로써 자기-소모적인 에너지(self-consuming energy)를 줄여주고 자신과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전환해 줍니다. 그리하여 우리로 하여금 인생이라는 여정의 진정한 탐험가, 여행가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셋째, 명상수행은 우리로 하여금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현재에 머무르고 현재의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삶과 존재의 거룩함을 보는 눈을 열어주고, 우리가 만든 우리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더 큰 세계와 연결됨으로써, 감사하고 봉사하는 삶으로 이끌어줍니다.

이 외에도 명상수행은 우리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합니다.

한국명상심리상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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