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훈련 통제하던 중 ‘꽝~’
포연 보고 북한군 공격 직감
포탄 옮기다 발가락 골절”
“북한이 연평도 등 서해5도에 또다시 도발해온다면 K-9 자주포 등 막강한 화력으로 적을 박살 내겠습니다.”
7년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현장에서 대응사격을 이끌었던 경기 김포 해병 2사단 포8대대 작전담당관 추윤도(43) 상사는 22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은 6·25전쟁 이후 북한군이 처음으로 대한민국 땅을 포격한 사건”이라며 “온 국민이 북한 만행을 잊지 않고 전사자를 추모하며 국가 수호 의지를 다질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 해병대 연평부대 포7중대 정비 담당관이던 추 상사는 K-9 자주포 6문 월례 사격훈련에서 1번 포의 사격통제를 하던 중 2번 포에 문제가 생겼다는 통보를 무전기로 받고 달려갔다. 2번 포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꽝’하며 귀를 찢는 듯한 굉음이 바로 옆에서 울리더니 20∼30m 떨어진 3번 포에 불이 붙었다. 사격 진지 주변에도 몇 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그는 “먼지와 포연이 자욱한 아수라장을 보며 북한군 공격임을 직감했다”며 “가장 먼저 소화기로 3번 포의 불을 끄는 작업을 했다”고 회상했다. 3번 포 뒤로 수 m 떨어진 곳에 포탄과 장약이 쌓여 있어 불이 번질 경우 대폭발이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북한군의 기습 공격에도 추 상사와 부대원들은 불을 끄는 것과 동시에 대응 사격에 들어갔다. 그는 “평소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포7중대원들은 북한군이 포격을 시작한 지 13분 만에 대응사격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 상사는 3번 포의 불을 끄고 진지 주변 통로를 따라 2번 포로 돌아가다가 대응사격 중인 4번 포 뒤에서 부대원들이 포탄을 나르는 것을 보고 그 일에 동참했다. 한 발의 포탄이라도 더 빨리 적의 진지로 날려 보내야겠다는 다급함에 약 30㎏의 묵직한 K-9 포탄 10여 발을 손으로 나르다가 한 발을 떨어뜨려 발가락을 다쳤지만 아픔을 느낄 겨를조차 없었다. 추 상사는 1번 포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통보를 받고 통로를 따라가던 중 1번 포 뒤편에 북한군 포탄이 떨어져 불이 난 것을 보고 부대원들과 화재를 진압했다. 그는 “전투가 끝난 뒤에야 발의 고통이 느껴졌다”며 “새끼발가락이 골절로 피멍이 들고 퉁퉁 부어 있었다”고 말했다.
대응사격과 화재진화 작업이 끝난 뒤에서야 부대 관사에 살고 있던 부인과 초등학생 딸 둘이 생각난 추 상사는 지휘관의 허락을 받아 관사로 뛰어갔다. 추 상사는 “첫딸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게 됐다”며 “경북 포항 지진으로 수능시험이 연기돼 공교롭게도 딸 수능 시험일이 평생 잊을 수 없는 연평도 포격 도발 날짜와 겹쳤다”고 말했다. 추 상사는 수능일인 23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리는 연평도 포격전 7년 추모행사에 참석해 북한 도발로 희생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추모하고 오랜만에 포7중대 전우들도 만날 계획이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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