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드 캐럴(육군 대령) 유엔군사령부 공보실장이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지난 13일 북한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스크린에 떠 있는 영상에는 북한 추격군에게 총격을 당한 북한 병사가 벽 아래 낙엽 더미 위에 쓰러져 있다.
채드 캐럴(육군 대령) 유엔군사령부 공보실장이 22일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지난 13일 북한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스크린에 떠 있는 영상에는 북한 추격군에게 총격을 당한 북한 병사가 벽 아래 낙엽 더미 위에 쓰러져 있다.

귀순 北병사 전속력 차량 이동
놀란 북한군들 곳곳 뛰어나와
4명 사격하다 1명 MDL 넘어
자동소총 소지도 협정 위반

우리軍, 귀순병 향해 포복접근
유엔사 “한국군 현명한 대처”


22일 오전 유엔군사령부에 의해 전격 공개된 북한 병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한 귀순 과정과 북한군의 추격 동영상은 북한의 유엔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명백히 뒷받침하고 있다.

공개된 동영상에 따르면 북한 병사가 지난 13일 JSA를 통해 귀순하는 과정에서 추격하는 북한 신속대응군 추격조 중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몇 초간 넘은 뒤 다시 돌아갔고, 서너 명의 추격조는 이미 MDL을 넘어 남한 구역에 있는 귀순병을 향해 엎드려 쏴 자세로 총격을 가했다. 해당 동영상은 10여 분 분량이었고 유엔군사령부는 사건 발생 시간도 함께 공개했다.

호주·뉴질랜드·미국·한국 등으로 구성된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단은 이날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북한군이 두 차례 유엔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JSA 내 유엔사 관계자가 판문점 내 연락 채널을 통해 정전협정 위반 사실을 북한군에 통보했으며 이번 위반 사안과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군사정전위원회 회의를 열 것을 북한에 공식 요청했다. 특별조사팀은 한국군 JSA 경비대대가 급박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해 현명히 대처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관련 국제규정이나 법 절차에 따라서 조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군사령부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확인했듯이 북한군의 이번 귀순 병사 추격 및 사격은 군 경계 병력의 MDL 월경 및 사격을 금지하는 정전협정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JSA 내에서 자동소총을 반입한 것도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 1953년 7월 정전협정에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보총과 권총만 무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은 JSA 북쪽 별도 막사에 자동소총을 불법 반입해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드 캐럴(육군 대령) 유엔사 공보실장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네 군데의 CCTV와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을 공개하면서 13일 오후 벌어졌던 상황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덧붙였다. 영상에는 북한 귀순병이 자동차로 MDL 월경을 시도하다 차에서 내려 MDL 남쪽 50m까지 달려왔고 총에 맞아 건물 벽에 기대 낙엽 더미 위로 쓰러진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다른 영상에는 북한 추격조가 ‘72시간 다리’ 쪽으로 뛰어나와 AK-47로 추정되는 자동소총으로 귀순병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 북한 추격조가 김일성동상 인근에서 엎드려 쏴 자세로 MDL을 이미 넘은 귀순병을 향해 총을 발사하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또 유엔사가 공개한 CCTV 영상에서는 김일성 친필비 앞에 소총과 방탄모 등으로 무장한 북한군 증원병력 약 10명이 집결한 장면도 있었다. 당시 JSA에 주둔하는 우리 군과 유엔군은 이러한 북한군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TOD 영상에는 한국군 JSA 경비대대장 권영환(육사 54기) 중령의 지휘 아래 중사 2명이 포복으로 기어가 쓰러진 귀순병을 구출하는 장면도 담겼다. 권 중령은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포복 자세로 다가간 것은 아니었지만 옆에서 후송작전을 총지휘하며 데리고 간 중사 2명이 귀순병을 데려오자, 권 중령은 상체, 두 중사는 다리를 들고 경비대대 본부까지 이동했다.

정충신·김유진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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