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고용창출 사다리를 만들어라 - ① 취준생의 현실
공공기관 충원확대 여파로
청년들 노량진 학원가 몰려
시험 준비생 5년새 39%↑
“양질 일자리 못찾는 사회책임”
“졸업 미루고 취업 노렸지만
이젠 비정규직이라도 갈판”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학원가 상점과 식당. 인근 학원들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빠져나오면서 순식간에 손님들로 들어찼다. 이날 일반기업 취업을 준비하다 공무원으로 진로를 바꾼 김모(31) 씨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취업이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그나마 나이 제한이 없는 공무원 시험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이 어려운 데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일자리 충원 계획 등의 여파인지 김 씨처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국내 공무원 시험 준비생 수가 약 25만7000명으로 5년 전인 2011년보다 약 38.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숫자는 올해 들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시험을 선택하면서 연간 17조1429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약 1.1% 규모다. 취업이 어려워 대학원 진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까지 졸업을 미뤄가며 취업을 노렸던 이모(여·26) 씨는 최근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명문대 출신에 중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고 미국 어학연수까지 갔다 왔지만, 취업은 ‘넘기 힘든 산’이다. 이 씨는 “사실상 아직도 다른 취업준비생들과 경쟁이 쉽지 않다”며 “정규직 취업이 힘들어 전문가 비정규직이 되기 위해 대학원을 가는 쪽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청년취업자들이 보다 ‘양질의 일거리’를 고민하며 오랫동안 취업 준비를 하다 보니 국내 청년실업 수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청년층 실업률은 8.6%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0월 기준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체감실업률 또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년층 실업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계속 높아지고 있어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국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해 청년취업계층의 사회적 손실을 막는 일이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공시생 증가는 ‘질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책임”이라며 “우수한 인재들이 시험 준비에만 골몰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에 대해 임금 등 고용조건을 개선하고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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