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군인보수법상 포함”주장
법원 “타국 전쟁은 인정못해”


“우리 회원들 평균 나이가 75세예요. 그런데 99.9% 자식들한테 손 벌리면서 삽니다. 비참한 거죠.”

베트남전이 끝나고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전투수당 지급문제를 두고 여전히 참전자들과 정부가 대립하고 있다.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선 월남전투수당총연합회의 전투수당 지급촉구집회가 잇따랐다. 집회 신고인원만 합쳐도 1000명을 훌쩍 넘었다. 김성웅 월남참전전우한국총연합회장은 22일 “집회를 열면 대구·전남 함평 등 전국 각지에서 다 올라온다”며 “우리 협회는 월남전 미망인, 고엽제 피해자 등을 아우르고 있고 총 회원 규모는 8000여 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16일에는 월남참전자 경남 거창군지회가 청와대 앞에서 전투수당 지급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9일 월남 전투수당 지급촉구 집회가 용산구 전쟁기념관 근처, 종로구 외교부 근처, 영등포구 국회 일대 등에서 줄줄이 열렸다. 이들이 받는 월남전 참전 ‘명예수당’은 매월 22만 원. 내년부터 8만 원 오를 예정이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파병용사들의 목소리다. 이들은 전투수당 지급 주장의 근거로 옛 군인보수법(1963년 5월 1일 시행)을 든다. 이 법은 국가비상사태에 있어 전투에 종사하는 자에게 전투근무수당을 준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베트남전은 국가비상사태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파병 군인에게 전투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해외파견근무수당을 지급했다. 참전용사들은 “그나마 그 돈도 원래 주기로 했던 것보다 적게 지급하고, 경제개발 명목으로 돈을 빼돌려 사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복무 당시 지급액 및 물가수준을 고려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돈을 전투수당으로 주는 특별법이 거의 매회기 국회에서 발의되지만, 번번이 무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법원은 전투근무수당 관련 소송에서 잇따라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서울고법 행정4부(부장 조경란)는 베트남전에 파병됐던 A 씨 등 30여 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전투수당 등 청구 소송에서 “베트남전은 타국의 전쟁이고, 우리가 군사 원조를 했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전시·사변 등 비상사태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2014년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부장 심우용)도 “별도의 전투수당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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