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세이프가드 권고안
120만대 초과 물량이 대상
월풀이 요청한 일률적 관세와
삼성·LG 145만대 요청 절충

현재 年 200만대 이상 판매중
절반가량이 ‘관세 폭탄’ 맞아
삼성·LG “미국 소비자들 피해
일자리에도 파괴적 충격 올것”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 LG전자의 세탁기를 대상으로 120만 대 초과 물량에 대해 50%의 높은 관세를 물리는 내용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내놓았다. 한국산 세탁기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했지만 대미 수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ITC는 22일 삼성·LG전자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했다. 뼈대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요청한 일률적인 50% 관세 대신 저율관세할당(TRQ)을 120만 대로 설정하고, 이를 넘어 수입되는 세탁기에만 5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TRQ는 일정 물량에 대해 낮은 관세를 매기지만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수입제한조치다. 삼성·LG전자는 세이프가드가 불가피하다면 글로벌 TRQ를 145만 대로 설정하고, 이를 넘는 물량에만 관세 50%를 부과해 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이 같은 권고안은 월풀과 삼성·LG전자의 요구를 절충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무관세인 현재 대미 수출 상황과 비교하면 권고안이 채택될 경우 물리적인 피해는 클 것으로 보인다. 삼성·LG전자가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세탁기는 연간 200만 대 이상으로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 규모다. 권고안에서 제시한 120만 대는 수출 물량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앞으로 미국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은 50%에 달하는 ‘관세 폭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쿼터로 제시한 120만 대 이하에 대해서도 관세를 물리지 말자는 의견과 관세 20%를 물리자는 의견이 엇갈렸다. 만약 후자가 채택된다면 삼성·LG전자 세탁기의 대미 수출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양사는 이날 미국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권고안에 유감을 표명했다. 삼성전자는 “관세 부과는 미국 소비자와 소매업자, 일자리에 파괴적인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며 “작은 관세라도 제품 가격을 올리고, 선택의 폭을 제약해 삼성전자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생길 일자리를 손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권고안은 한국기업의 미국 내 기반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 가동, 미국 일자리 창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ITC는 12월 4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건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60일 이내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부와 가전업계는 최종안이 확정되는 내년 2월까지 세이프가드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국내 가전업계와 대책회의를 열고 ITC 권고안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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