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용 가구 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오카무라(岡村)제작소는 지난해 12월부터 ‘NO 잔업 데이’로 정한 매주 수요일 오후 6시가 되면 직원의 PC를 강제 종료하도록 시스템을 설정했다고 한다. 이 회사의 근무 시간은 원칙적으로 오전 8시 40분∼오후 5시 20분이지만 1시간 정도 여유를 두고 PC를 강제 종료해 자연스럽게 업무를 마무리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PC가 강제 종료되기 10분 전과 1분 전에 모니터에 강제 종료 예정 시각을 팝업창으로 알리며 직원에게 퇴근을 ‘독촉’하기도 한다. 회사 측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야근을 해야만 할 상황에 처한 직원은 사전에 소속 부서장에게 야근을 신청해야 PC 강제 종료를 면할 수 있다.
퇴근 시간이 되면 회사 전체에 퇴근 전용 ‘배경음악(BGM)’을 방송하며 퇴근 분위기를 유도하는 회사도 있다. 건축회사인 미쓰이(三井)홈의 도쿄(東京) 본사에서는 매일 오후 6시면 영화 ‘록키’의 주제곡이 흘러나온다. 직원들은 음악에 맞춰 자리에서 일어나 종례를 하는데, 이때 각 부서장은 직원에게 “오늘 몇 시에 퇴근할 것이냐”고 묻는다. 이에 직원은 각자의 예상 퇴근 시간을 답하는데, 잔업을 해야 하는 직원이 있으면 함께 협업해 일을 빨리 마치도록 하거나 내일로 일을 미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한다.
과거 일본의 고도성장기에는 일에만 몰두하는 직원인 ‘맹렬사원’이 바람직한 인재상이었지만, 이제는 직원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최대로 발휘해 ‘짧고 굵게’ 일하는 것이 미덕이 된 셈이다. 한국은 당장 일자리의 양 문제가 시급하지만, 일자리의 질 개선도 병행돼야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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