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효용 큰 차이 없다”
계절독감(인플루엔자) 유행시즌을 앞두고 예방백신 접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 사이에서 ‘이왕이면 수입 백신’ 선호 경향이 뚜렷하다. 병원 현장에서는 수입 여부를 따져가며 백신을 접종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극단적인 자연주의 육아로 논란이 된 인터넷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로 인해 백신 부작용에 대한 학부모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부작용은 극히 낮고 국내산과 외국산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도 큰 차이가 없다며 과도한 불안감이라고 지적했다.
23일 육아커뮤니티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일선 병·의원에는 수입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지 문의전화가 오거나, ‘박씨그리프테트라’ ‘플루아릭스테트라’ 등 수입 백신의 전문 명칭을 언급하면서 해당 백신을 보유한 병·의원의 정보를 공유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공급되는 독감백신은 총 9종(4가 기준) 약 1000만 도스다. 이중 SK케미칼과 녹십자 등 국내제약업체의 백신이 7종으로 총 공급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사노피와 GSK 등 외국계 업체의 백신 2종이 나머지에 해당한다. 대부분 병·의원에는 국내 백신이 많이 보급돼 있어, 외국산을 보유한 의료기관을 찾아 나선 부모들이 많이 생겨났다. 최근 안아키 사태 등으로 인해 백신 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직장맘 A 씨는 “그동안 애들에게 제품과 상관없이 독감백신을 맞혔지만, 엄마들 사이에서 수입 백신을 맞히는 게 좋다는 정보가 돌아다니면서 스스로 애들에게 너무 무관심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맘 B 씨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소문도 있어 앞으로는 이왕이면 오래전부터 백신을 개발해온 글로벌 제약사 제품을 맞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자 일부 병·의원에서는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수입 백신을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산과 국내산이 효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조언한다. 이재갑 한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효능 차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임상연구 등을 보면 국내 백신이 해외 백신에 비해 안전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국내 백신 회사들도 기술력이 좋아져 외국산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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