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부> 고용창출 사다리를 만들어라 - ② 뿌리산업 현장 르포

20인 이하의 영세 금형업체
전체 사업장의 80%에 달해
“숙련공 되려면 6∼7년 걸려
공정상 중간 교대도 어려워
근로시간단축이 더 큰 문제”

편의점 업계 손실보전방안
임금상승 폭 상쇄할지 의문


“우리 얘기 좀 들어달라. 최저임금 인상 건이나 근로시간 단축 건이나 우리한텐 물어보지도 않는다. 거대한 지진이 다가오고 있는데 쳐다만 봐야 하는 참담한 심정이다.”

지난 21일 오후 경기 시흥시 오이도의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사무실. 금형기술 사관학교로 불리는 한국금형기술교육원 건물과 붙어있는 이곳의 분위기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곧 닥칠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불안감으로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이곳은 제조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6대 뿌리산업(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중 하나인 금형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단체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형 사업체 수는 모두 6560개, 종사자는 8만8008명에 이른다. 최저임금보다는 근로시간 단축이 더 큰 문제라며 혀를 차는 조합 관계자는 “20인 이하 사업장이 전체의 80%”라며 “최저임금 16.4% 인상의 하방성이 당장 큰 걱정거리인데 여기다 근로시간 단축까지 덮쳐버리면 어떡하라는 것인지, 정부만, 하늘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조합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금형은 하나의 공정을 전담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므로 중간 교대제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며, 수주업이어서 납기를 맞추는 게 어느 분야보다 중요한 업종”이라며 “예컨대 발주업체가 금요일 일감을 주고, 월요일에 납품해 달라고 하면, 주말에 일할 수밖에 없는데, 근로시간을 단축하라고 하면 누가 일하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숙련공이 되려면 6∼7년은 족히 걸리는데,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니까 기가 막힌다”고 고개를 저으면서 “설비투자와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게 근본적 해결책으로, 현재 3개월인 탄력적 근로시간제(일정 기간에 총근로시간이 기준근로시간 이내인 경우 그 기간 내 어느 주 또는 어느 날의 근로시간이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더라도 연장근로로 간주하지 않는 제도)를 1년으로 늘리는 등 업종과 산업별 특성에 맞춰 점진적으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편의점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등도 최저임금으로 인해 고용 축소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불안에 떨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포화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임금인상 부담으로 인해 가맹점 증가 추이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 24,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손실 보전 차원에서 상생지원방안을 내놓거나 준비 중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가맹점주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청취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속해서 큰 폭으로 오를 최저임금 폭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점주들이 정부의 3조 원 지원책 발표에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지원이 우선 1년에 한정되고, 이후 전망이 불투명하며, 매년 상승할 최저임금을 후속 지원책이 뒷받침해주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고용을 중단하고 가맹점주 본인이 직접 하거나 가족을 고용하면서 그나마 있는 일자리마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설상가상으로 무인점포 도입 가맹점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해 일자리를 옥죄고 있다.

오이도 = 김윤림 기자 bestman@, 이민종·최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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