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회담의 전제로 협의 요구

회담 날짜 못박지 않은 것도
군사대화 결과 보고 조율 의도
이르면 이달말 실무대화 가능성


중국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 전 군사 당국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논의하는 대화를 갖자고 제안하고, 정부도 이를 수용할 것으로 확인되면서 회담 시기와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중 정상회담 시기를 12월 중순이라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양국 군사 당국 간 대화 시기는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한·중 정상회담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 것과 관련 ‘중국의 관례’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군사 당국 간 대화의 결과에 따라 정상회담 시점을 조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군사 당국 간 대화가 진행되면 중국은 한국에 한·중 관계의 진정한 정상화를 위해 사드 문제에 대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우리 정부에 사드 기지에 대한 시찰이나 사드 레이더 차단벽 설치 외에도 한국이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을 다수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우리 정부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사드 성능 제한도 사드가 미군 자산이어서 한국이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다.

특히 이러한 중국의 사드 제한 압박이 중국에 ‘3노(No)’(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비추진) 원칙까지 확인해준 뒤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적 능력에 대한 의문마저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나온 중국의 ‘단계적 처리’ 언급이 국내 배치된 사드의 중국 감시 금지→추가 배치 금지→배치 철회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한·중 관계 정상화에 매달리고 있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사드를 ‘봉합’이 아닌 ‘진행형’인 문제로 분류하고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단계적 처리’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언급한 사드 문제의 ‘단계적 처리’는 ‘현 단계의 처리’라는 의미라며 진화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측에서 보내온 설명에 따르면 단계적 처리는 스텝 바이 스텝(Step by step)이 아니라 현 단계라는 의미”라며 “중국어의 ‘적(的)’은 ‘∼의’라고 해석하는 것이 옳고, 그것이 중국 정부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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