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지(오른쪽) 미얀마 국가자문이 23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 외교청사에서 마흐무드 알리(왼쪽) 방글라데시 외무장관을 만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외교부 배포·EPA연합뉴스
아웅산 수지(오른쪽) 미얀마 국가자문이 23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 외교청사에서 마흐무드 알리(왼쪽) 방글라데시 외무장관을 만나고 있다. 방글라데시 외교부 배포·EPA연합뉴스

- 미얀마·방글라 송환 합의

양국 外務 “2개월내 마무리”
구체적 방식·조건은 미공개
토지 돌려주고 안전보장해야
앰네스티 “강요해서는 안돼”


방글라데시 정부가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피난민들을 고향인 미얀마로 송환하기로 미얀마 정부와 23일 합의했다. 미국이 미얀마 정부군의 로힝야 반군 소탕작전을 ‘인종청소’라고 규탄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로 국제인권문제로 비화된 로힝야족 사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송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은 미얀마 정부가 전일 수도 네피도에서 방글라데시 외교 관계자와 회동을 갖고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쿠투팔롱 임시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는 약 60만 명의 로힝야 난민들을 고향으로 송환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히 몇 명의 난민을 어떤 방법으로 송환할지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2개월 내인 내년 1월 말까지 송환을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미얀마 정부군의 로힝야족 탄압을 ‘인종청소’로 규정하고 “미국 법에 따라 제재하겠다”고 밝힌 다음 날에 이뤄졌다. 미국은 지난 27년 동안 미얀마 군사정권의 독재를 이유로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해오다 2016년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이 이끄는 민주 정부가 출범한 뒤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한 바 있다. 미얀마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미국이 경제 제재 카드를 들고 나오자 이를 경고로 받아들이고 사태 해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로힝야족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차별적인 미얀마 송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나루샤라는 이름의 로힝야족 여성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미얀마를 떠나온 것이 남편은 세 번째고 나는 두 번째다. 그들은 늘 이런 식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로힝야족들은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의 토지를 되돌려주고 불교도와 같은 평등한 시민권을 부여할 경우 돌아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인권운동단체인 앰네스티도 이날 “존엄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의 송환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며 “원하지 않는 로힝야족들까지 미얀마로 돌아갈 것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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