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못한 포항 수험생들‘울상’
수능 끝나고 다시 대피소 찾아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의 직격탄을 맞았던 경북 포항지역 학생들은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미뤄진 일주일 내내 여진 발생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린 탓에 23일 수능 시험에서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24일 오전 9시 포항 남구 동성고에서 만난 학생들은 시험 시간 중 여진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집중하지 못했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나경(18) 양은 “시험을 치는 동안 건물이 흔들리는 것같이 느끼고 큰 소리만 나면 놀랐다”며 “이런 불안감으로 1교시인 국어영역 시험 시간이 모자라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포항고 학생들 역시 지진으로 컨디션 관리를 잘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밝혔다. 김세민(18) 군은 “지진 때문에 불안해 오전 4∼5시에 자고, 7시에 일어나기를 반복했다”며 “시험 전날까지 여진이 날까 불안해했다”고 설명했다.

수능 연기로 모든 대학 입시 일정도 순연되면서 학생들은 남은 수시와 정시 원서를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정시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1월 말에서 2월 초까지 마음을 졸여야 하고, 수시의 경우에도 12월 중순까지 일정이 잡힌 학교들이 있다. 포항여고 김지윤(18) 양은 “심리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태”라며 “원래대로라면 이번 주에 모든 일정이 끝나야 하는데 다음 주까지 수시를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일주일을 더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능을 마치자마자 대피소 생활을 해야 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대동고 학생 김시형(18) 군은 수능 4교시가 끝나자마자 부모가 있는 대피소로 갔다. 김 군은 1주일간 친구 집에서 생활하며 수능 시험을 준비했다. 자기 집이 아닌 곳에서 공부하다 보니 마음을 다잡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김 군은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어 새로운 거처를 알아보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윤명진·조재연 기자 jinie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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