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장중 전날보다 1원 하락
구두 개입에도 사흘째 연저점
“미세조정으로 급등락 막아야”


외환 당국 고위관계자가 “역외 투기세력들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간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까지 언급했는데도 원·달러 환율 내림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원·달러 환율 하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당국의 스탠스(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 당국 고위관계자는 23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포럼’에서 역외 투기세력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원·달러 환율 급변동을 부추기는 세력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외환 당국이 시장에 구두개입(口頭介入)하면서 역외 투기세력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23일 전날보다 3.7원 떨어진 1085.4원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24일에도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1.0원 내린 1084.4원을 기록했다. 사흘 연속 연저점을 경신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핫바지’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었던 외환 당국의 스탠스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 상황이 이어지면 시장에서 당국의 영(令)이 설 수 없기 때문이다.(문화일보 11월 20일자 16면 참조)

최근 외환 당국의 무기력증은 “외환시장 개입은 대기업만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일부 여론의 편협한 시각에도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아니라 환율의 급등락을 막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은 국제적으로 허용될 뿐 아니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외환 당국의 조치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본다는 뜻이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기재부와 한은을 제외하고는 경제 부처 고위 당국자 가운데 국제경제나 금융 전문가가 사실상 전무한 것도 외환 당국의 운신(運身) 폭을 좁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조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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