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흔들기가 점입가경이다. 중국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인터넷판 환추왕(環球網)은 중국의 미사일 분야 전문가라는 양청쥔(楊承軍)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는 사드와 관련 3가지 요구(사드의 기술적 측면에 대한 설명, 성주 사드 기지에 대한 현지 조사, 사드 레이더 중국 방향에 차단벽 설치)보다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 전문가는 3가지 요구를 “유치한 발상”이라며 “한국은 언제, 어떤 상황이든 한국이 중국을 적으로 삼지 않고, 정보 교류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31일 한·중 관계 정상화 협의 결과 발표 이후에도 중국은 한국과 접촉하는 자리마다 사드에 대한 후속 조치를 언급하고 있다. 더구나 각종 관영 매체와 학계 등이 총동원돼 점점 더 황당하고 도발적인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사드 문제를 ‘봉합’했다는 우리 정부의 설명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오히려 중국의 도발에 대한 우려 제기에 대해 ‘쓸데없이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중 관계 정상화 협의를 시작한 배경에 ‘사드 보복’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대북 제재의 효율성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한·중 관계의 정상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안보와 주권을 양보하고 얻는 경제적 실익은 사상누각이다. 더구나 사드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비한 것임을 모르지 않을 중국이 사드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는 속내에는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의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을 집중적으로 흔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사드에 대해 양보를 하더라도 중국은 더 무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비한 것이고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 협력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사드도 철수할 것임을 분명히 하는 당당한 자세로 중국 관계에 임해야 한다.

김유진 정치부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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