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질조사국 보고서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규모 5.4) 발생원인과 관련해 인근 지열발전소에서 땅밑으로 주입한 물이 지진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번 지진의 진원과 불과 1㎞ 떨어진 지열발전소에서 땅 밑으로 주입한 물로 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지열발전소에서 주입한 물의 양이 5.4 지진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는 반론도 거세다.

27일 문화일보가 입수한 ‘2013년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연구보고서(Maximum magnitude earthquakes induced by fluid injection)’에 따르면 USGS는 “지진의 최대 규모는 투입된 물의 총량에 따라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최대 지진은 물 주입 총량과 비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전 세계 18개 ‘유발지진’(인위적으로 발생한 지진) 사례를 연구한 내용이 상세히 담겨 있다. 대개 지하자원 시추나 지열발전소, 지하자원 시추 발생 폐수 처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땅 밑에 물을 주입한 데 대한 분석이다.

USGS는 보고서에서 2011년 미국 오클라호마 프라그에서 발생한 규모 5.7 지진을 분석하고, 당시 지하에 1200만t의 물이 인위적으로 주입됐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후 2011년 미국 콜로라도 라톤유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3) 역시 인위적으로 784만t의 물 주입이 이뤄져 프라그 지진 물 주입량의 65%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규모 4.8대 지진은 물 주입량이 60만~100만t에 달하고, 규모 3.0대 후반 지진들은 물 주입량이 1만~2만t 수준이다.

지난 24일 열렸던 ‘포항 지진 긴급 포럼’에서 일부 지질학자들은 “포항 흥해읍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었는데, 지열발전소가 물을 주입한 이후 4개월 만에 규모 2.0~3.0 지진이 4번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에 참여한 지질자원연구원 측은 이에 대해 “미국 셰일가스 채굴 당시 주입한 물이 1200만t인데, 포항 지열발전소에서 주입된 물은 고작 6000t 정도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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