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인세 인상 불필요한 5가지 이유

-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

② 삼성전자·LG화학 등, 해외 경쟁기업보다 높아
③ 0.02% 불과한 대기업이 전체의 49% 부담해와
④ 美·日 등 선진국은 투자 활성화 위해 인하 추세
⑤ 법인세 올린 OECD 6國중 3國 세수 되레 줄어


대기업(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을 대상으로 법인세를 인상하려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 상황에서 기업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법인세 인상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 (문화일보 10월 11일자 5면 참조)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법인세 인상이 불필요한 다섯 가지 이유’ 보고서를 내고 최근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먼저 법인세율을 인상하지 않고도 내년 법인세수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므로 충분한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까지 법인세수가 15% 이상의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고, 올 3분기 코스피 상장기업의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이 전년 동기 대비 48.2% 늘어남에 따라 내년 법인세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또 삼성전자, LG화학 등의 유효법인세율이 해외 경쟁기업보다 이미 높은 수준이라며 현 법인세율의 세 부담이 이미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간 유효법인세율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20.1%)는 미국 애플(17.2%)과 퀄컴(16.6%), 대만 TSMC(9.8%)에 비해 높은 법인세를 부담했다. 또 LG화학(25.1%)은 업계 1, 2위인 미국 다우케미칼(24.7%)과 독일 바스프(21.5%)를 비롯해 일본 도레이(22.9%), 대만 포모(30.6%)보다도 높은 유효법인세율을 기록했다.

이밖에 한경연은 전체 법인 수의 0.02%에 불과한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대기업이 이미 지난 5년간 전체 법인세의 49.2%를 부담해왔다면서 법인세 인상 정책이 미칠 부작용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10년간 법인세율을 올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6개국 가운데 3개국은 세수가 오히려 감소한 사례가 있듯이 법인세율을 인상한다고 해서 반드시 법인세수가 증가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법인세 인상은 사실상 징벌적 세금부과와 다름없다”며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됐던 8개 한국기업이 최근 3개로 쪼그라들 정도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데도 미국, 일본이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인세율 인하를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과 달리 한국만 법인세 인상을 고수해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감세법안(현행 35%→20%)은 지난 16일 하원을 통과했고, 이후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한·미 간 법인세 역전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도 지난 21일 2018년 세제 개편에서 설비투자 및 임금인상 촉진을 위해 법인세의 실효세율을 현행 30%에서 25%까지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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