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지 개선 국가 과제로
3년간 3조5000억원 투입
6만8000곳 현대식 개조
- 모디 “클린 인디아” 캠페인
2019년까지 야외배설 근절
1억2000만가구 새로 마련
빈곤가정에 20여만원 지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화장실 혁명(toilet revolution) 중?’
글로벌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 인도의 시진핑 주석과 모디 총리가 생활위생 후진국 오명을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은 국민의 생활 수준 개선은 물론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중화장실 개선 사업을 국가적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 13억 인구 중 5억 명 이상이 화장실 없이 살고 있는 인도도 국가적 청결 캠페인 ‘클린 인디아(Clean India)’를 의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시 주석은 최근 “인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 시골부터 도시 지역까지 전 국토에 걸쳐 공중 화장실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중순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차 당 대회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인민들의 품위 있는 생활을 만족시키는 것이 국가의 주요 과제라고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한 이후 순시를 하면서 지방에 산재한 더럽고 악취 나는 공중화장실 문제에 천착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2015년부터는 주로 관광지를 중심으로 공중화장실 개선 3개년 계획을 세워 200억 위안(약 3조5000억 원)을 투입, 6만8000개의 화장실을 현대식으로 개조했다. 사실 그동안 선진국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중국 공중화장실은 공포와 혐오의 대명사였다. 지난해 44억 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중국에서 3조9000억 위안(약 644조 원)을 쓸 정도로 관광대국으로 성장했지만, 화장실 시설이 열악한 지방의 관광도시들은 관광객들의 기피 대상이었다. 이에 관광정책을 담당하는 국가여유국(國家旅游局)은 지난 19일 ‘세계 화장실의 날’을 기념해 향후 2년 동안 4만7000개의 공중화장실을 신축하고, 1만7000개를 개조하겠다고 밝혔다.
세계화장실기구의 중국 프로젝트 매니저인 바이린은 “중국의 경제 발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삶의 수준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생활환경 개선과 위생적인 화장실은 관광 발전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수준 개선에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인도 모디 총리는 2019년까지 야외 배설을 없앤다는 ‘클린 인디아’ 캠페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적인 재래식 변기를 사용하는 1억2000만 가구에 화장실을 만들어주고, 빈곤가정에는 1만2000루피(약 20만 원)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유니세프 조사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2015년에 약 5억2300만 명이 야외에서 볼일을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야외 배설이 주요 원인인 전염병으로 연간 5세 이하 어린이 약 12만 명이 사망할 정도로 불결한 생활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인도에서 화장실 보급률이 낮은 것은 상하수도 정비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의 물과 화장실 문제를 다루는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하는 나슈 쿠말은 “정부는 상하수도 보급을 먼저 추진했어야 했다”면서 “변기를 늘리더라도 야외 배설을 없앨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화장실 문제가 심각한 것은 종교적 이유도 있다. 힌두교 교리에서는 사람의 배설물을 부정한 것으로 간주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볼일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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