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소설가 김영하의 첫 희곡 ‘그물’이 내달 3~4일 초연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은 김영하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연극을 12월 3일과 4일 한예종 석관동 캠퍼스 예술극장 중극장에서 공연한다고 밝혔다. 희곡 ‘그물’은 김영하가 지난해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때 집필한 작품으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삼지만 현대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형과 조카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임금은 권력욕에 눈이 멀어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오랜 타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세자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세자빈은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지만 왕의 횡포가 두려워 배신한 자들에 의해 좌절된다. 현실 세계와 꿈을 오가는 형식으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앵커와 리포터가 등장해 궁의 소식을 전하는 등은 현대적인 요소다. 작품은 권력을 지닌 인간의 덧없는 욕망이 얼마나 많은 이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지, 그리고 부패한 권력에 맞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한 명의 영웅이 아닌 민중의 목소리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출은 한예종 연극원 출신의 변정주 연출가가 맡았다. 변 연출은 음악극 형태로 극을 풀어나간다. 변 연출은 “연희는 춤과 노래, 드라마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며 “극을 연희적 양식으로 표현하는 데 연출의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틀간 단 3회 공연되며, 전석 무료다. 관람하려면 공연 시작 1시간 전 예술극장 로비에서 선착순 1인 1장씩 배부되는 관람권을 받아야 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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