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남진, 나훈아’라는 키워드로 과거 신문 자료를 검색해보면 흥미로운 내용이 참 많습니다. ‘나훈아 피습사건, 남진 관련 다시 왁자지껄’ ‘남진·나훈아, 연기의 대결’을 비롯해 한 신문은 ‘명대결, 나훈아와 남진’이라는 제목으로 장기간 연재 기사를 쓰기도 했죠. 50대 이상인 이들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둘의 명성을 잘 모르는 40대 이하들은 ‘HOT vs 젝스키스’ ‘SES vs 핑클’ ‘엑소 vs 방탄소년단’ 정도의 대결로 생각하면 엇비슷할 겁니다.

요즘 남진과 나훈아, 두 사람의 이름이 다시금 함께 거론되고 있습니다. 나훈아가 11년 만에 컴백하며 활동을 재개했기 때문이죠. 연말을 맞아 남진의 공연도 전국 각지에서 열리며 ‘40년 만에 재대결’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원론적인 질문으로 돌아갑니다. “남진과 나훈아, 과연 누가 나은가?” 그들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만큼 어려운 질문이었는데요. 전남 목포 출신인 남진과 부산에서 태어난 나훈아는 지역 구도까지 얽히며 치열한 대결을 벌였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나훈아의 인기 체감 온도가 더 높습니다. 그의 컴백 콘서트 티켓 1만여 장은 10분 만에 동났고, 콘서트 전날부터 그를 응원하는 팬들의 대형 천막이 공연장 옆에 등장했죠. 12월 열리는 둘의 공연 티켓 가격이 각각 12만∼16만 원(나훈아), 5만∼9만 원(남진)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공연 성격과 장소가 다르긴 하지만, 나훈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희소성’이 만든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11년간의 칩거가 숱한 루머를 만들며 그에 대한 관심을 부채질했죠. 그런 나훈아의 행보는 팬들을 더욱 안달하게 만들었습니다. 낯뜨거운 루머와 와병설까지 더해졌으니 그의 건재함을 눈으로 보려는 이들이 컴백 콘서트로 몰렸죠.

반면 남진은 꾸준히 대중과 호흡해 왔습니다. 매년 공연을 열고 TV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죠. 1426만 관객을 모은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그가 언급됐습니다. 주인공 덕수(황정민)는 자신의 과거 경험에 비춰 “가수는 남진이지!”라고 나훈아를 두둔하던 이들에게 역정을 냈죠. 대중 예술인으로서 철저한 자기 관리를 통해 큰 공백 없이 대중 곁에서 시대를 함께 호흡한 남진의 가치를 나훈아보다 높게 여기는 시각도 있는 것이지요.

남진이 향후 10년간 활동을 하지 않다가 컴백하고 나훈아는 10년간 매년 공연을 연다고 가정했을 때, 2027년 두 사람을 향한 대중의 관심도는 180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결국 이는 우열을 가를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전적으로 취향의 문제죠. 노래방에서 ‘저 푸른 초원 위에∼’(님과 함께)를 먼저 찾으면 남진, ‘이름 모를 잡초야∼’를 먼저 외치면 나훈아 팬인 겁니다.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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