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만에 업계 제소없이 착수
로스상무 “믿을만한 증거있다”
中은 WTO에 제소 가능성 커


미국이 중국산 알루미늄 합금판에 대해 자체 반덤핑·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한다. 미국 정부가 업계의 요구 없이 자체적으로 반덤핑·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것은 30여 년 만으로 미·중 무역전쟁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미 CEO 모임에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되고 있는 6억 달러 규모의 알루미늄 합금판에 대해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해당 산업 분야 기업의 제소 없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것은 지난 1985년 레이건 행정부가 일본산 반도체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한 후 32년 만에 처음이다. 불법 보조금 자체조사도 1991년 이후 처음이다. 상무부는 1930년 관세법을 근거로 상무장관에게 주어진 자체 조사권을 이용해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스 장관은 “중국 알루미늄 제조사들이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알루미늄을 공급하고 중국 정부가 이들 제조사에 부당한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 알루미늄 제조사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의 결정은 엄격한 미국의 무역법을 적용해 미국인들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을 지키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조사를 통해 중국 알루미늄 제조사에 대해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할 경우, 중국의 무역보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이를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로스 상무장관이 아시아 순방 차 중국을 방문한 지 2주 만에 결정됐다. 상무부와는 별도로 국제무역위원회(ITC)도 중국 수입품이 미국 알루미늄 산업과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는지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 ITC 예비 판정 결과는 내년 1월 16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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