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및 그린스쿨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열린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혁신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주었다.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은 혁신성장의 주역은 민간과 중소기업이며 이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예측도 국내외 기관에서 상향 조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장 전망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기존 산업이 주도하고 있어 과연 지속 가능한 성장인지에 많은 전문가가 우려하고 있다. 스마트 시티나 자율 주행 자동차 같은 선도산업 발굴과 규제 혁파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대통령의 지적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렇다면 혁신성장 전략이 실질적으로 실현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정부가 주도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민간이 혁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장인 플랫폼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혁신 생태계가 형성되고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으로 연결될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규제 혁파에서 더 나아가 혁신적 사고로의 전환이다.

규제 혁파의 중요성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기득권과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부와 여당의 규제프리존특별법에 대한 태도를 보자. 수도권을 제외한 27개 지역에서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겠다는 획기적인 전략임에도, 지난 정부의 정책이고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이념적 굴레 때문에 국회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문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규제 샌드박스와 일맥상통하는 정책임에도 과거 정부의 정책이라는 이념에 사로잡혀 여당은 반대하는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풀러스’ 사업에 대한 고발도 규제 혁파를 통한 혁신산업 발굴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에 카풀 서비스를 제공하던 업체가 24시간 사업을 확대한다고 하자 현행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거대한 기존 택시업계를 지나치게 눈치 보는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중소업체의 혁신적 사업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대응이다. 특히, 박 시장이나 문 대통령이 강조하는 민간 및 중소기업 중심이라는 이념과도 모순이다. 이러한 정치적 이해에 의한 대응은 지금까지 많이 지적돼 왔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사업에 대한 불허가 대표적이다.

단순히 규제 혁파 차원에서 더 나아가,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혁신적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다. 최근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중요하게 지적되는 제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공유경제의 핵심인 플랫폼 경제를 형성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최근 오프라인 중심의 고정가격제가 온라인 체제에서 다이내믹 프라이싱이라고 불리는 가변가격제가 보편화하고, 젊은이들에게 유행하는 직구 체제가 확산되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경제 체제가 기존 오프라인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의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당장 정부가 나서서 민간을 주도하겠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신산업 발굴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 훨씬 더 잘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규제 혁파가 대기업에만 특혜를 준다거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대립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이념적 굴레도 버려야 한다. 정부는 기존 사고에서 벗어나 혁신적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혁신적 성장전략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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