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북한이 기습 발사한 미사일이 동해상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자 한·일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다. 이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일 간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이 지난 24일부터 연장됐다. 지난해 11월 23일 체결돼 만기 90일 전까지 서로 파기 통보하지 않으면 1년 단위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이미 8월 24일경 양국 간 정보 교환 내용 평가가 이뤄진 뒤에 연장을 결정한 바 있다. 북한이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에 관한 비행정보와 차별성이 있는 휴민트 정보가 도움이 됐다는 판단에서였다. 다행스럽고 잘한 일이다.
일본은 우리나라가 외국과 체결한 GSOMIA의 33번째 국가다. 한·일 GSOMIA를 통해 우리는 미국을 거치지 않고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북한에 관한 정보는 아무리 많아도 나쁠 게 없고, 정확성 있는 정보가 많을수록 우리의 판단에 큰 도움이 된다.
일본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은 을사늑약처럼 한국이 일본의 정보 능력 확대에 피동적인 보조 역할만 할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우리는 한·일 GSOMIA를 통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북(對北) 군사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일본은 정보본부 아래 정보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지상레이더 4기 등 여러 정보수집 체계를 통해 영상, 감청 정보 등 다양한 고급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극비사항 교환은 이 협정의 대상이 아니어서 군사주권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GSOMIA는 국가 간에 서로에 유익하지만, 민감한 정보를 제3국에 누설하지 않고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이지, 군사정보 교환을 의무로 규정하는 게 아니다. 북한과 같은 직접적이고 임박한 위협 정권을 가진 우리로선 여러 나라의 정보를 모아 종합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한·일 GSOMIA가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비판한다. 이는 한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군사정보가 북한에 관한 것이고, 우리를 단숨에 위협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한 정보는 촌각을 다투며, 지리적으로 한반도에 국한되지 않는 위협임을 경시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넘어서 한반도 유사시 한국을 지원해야 할 주일 미군과 후방 지원을 맡을 일본의 자위대, 나아가 미국 본토로부터의 대규모 지원 병력을 차단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에 우리의 안보와 직결되는 위협 요인이다. 따라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 한·미·일이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한마디로 한국의 주된 관심사는 북한이지, 중국을 겨냥할 여유도 없고 능력도 못 갖췄으며 그럴 의사도 없다.
한국의 평화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 명민한 외교, 강력한 국방력을 모두 필요로 한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우리와 우방들을 위협하고 있는 이상 이에 대처하기 위한 정보력과 군사적 수단을 다양하게 구비하는 것은 국가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한·미 동맹의 강화는 한국 안보의 기축적인 근간이지만, 북한이 도발과 위협을 계속할 경우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정책 수단으로서의 한·일 안보 협력은 강화돼야 마땅하다. 한·미·일 군사동맹으로의 발전까지는 회피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한 협력이라면 일본과도 마다할 이유가 없고 마다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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