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 리처드 존스 지음, 소슬기 옮김 / MID

‘모두가 쉬쉬하던 똥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모두가 거들떠보기 싫어하는 똥의 생태계를 파헤친 책이다.

인간에게 똥은 피하고 버려야 할 것이다. 인간의 이 같은 혐오감은 똥 속의 유해한 박테리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자 진화시킨 본능적 반감이 문화적으로 강화된 결과다. 그러나 생태학적 관점에서 보면 똥은 엄연한 자원이다. 토끼는 미처 소화 못 시킨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자기 똥을 먹고, 일부 바퀴벌레, 귀뚜라미, 흰개미, 집게벌레, 나방 같은 곤충은 물론 개, 오소리, 까마귀, 독수리, 영양, 도마뱀 등은 다른 종의 똥을 재활용한다.

특히 저자는 똥이란 생태계의 자원을 가장 잘 이용한 곤충으로 딱정벌레를 꼽는다. 딱정벌레는 경단처럼 굴려 모은 똥을 산란용으로 쓰는데, 암수가 협력해 자식을 완성도 높게 키워낸다. 이 덕분에 딱정벌레는 곤충 세계의 지배자가 됐다. 딱정벌레는 발견된 것만 35만 종으로 전체 곤충의 40%를 차지한다.

똥의 정확한 개념부터 똥을 둘러싼 동물들의 생존기까지 똥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두루 살핀다. 저자는 영국의 저명한 곤충학자이자 왕립곤충학협회 회원인 리처드 존스로 40년간 똥이 만들어내는 생태계를 연구해온 권위자다. 464쪽, 1만8000원.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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