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0㎞내 차량 이동 포함
발사대 등 600여개 탐지·추적
화성-15형 도발때 동해서 정찰

국내 정찰위성 5기로 식별해도
요격 성공률 최고 2.64% 불과
美경보위성 DSP와 연동 ‘필수’


“궁수들(Archers)을 죽이지 못하면 화살을 충분히 요격할 수 없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 2월 7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사일 방어 토론회 화상 기조연설에서 대북 선제타격인 킬 체인(Kill Chain)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유한 말이다. ‘궁수’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200여 대의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일컫는다. 화살은 물론 핵탄두 장착 가능 탄도미사일이다.

지난달 7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적자 해소 방안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정찰자산’ 1순위는 E-8C 조인트스타스(사진)다. 이 ‘TEL 사냥꾼’은 북한이 야음을 틈타 화성-15형을 발사하기 전 이미 동해상에 떠 있었다. 북한은 화성-14형 8개의 차축을 9개로 늘려 기동성을 강화한 신형 TEL을 선보였다. 북한과 미국의 TEL 숨바꼭질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군이 도입하기로 한 지상감시 정찰기 후보 기종은 미 공군의 조인트스타스와 영국 공군이 사용해온 미 레이시온사의 아스토(ASTOR) 2종이다. 조인트스타스는 200∼500㎞ 범위 내 움직이는 차량이나 미사일발사대, 기지 등 지상 목표물 600여 개를 탐지·추적하는 고성능 지상감시 정찰기다. 18개의 컴퓨터 단말기 화면에 200∼500㎞ 이내 지역의 건물, 차량 등이 수백 개의 점으로 표시된다.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평양 후방 지역 북한군 움직임을 속속들이 파악한다. 링크(Link)-16 등 최신 데이터 통신망이 실시간으로 지상기지나 야전 지휘관, 함정, AH-64D 아파치 롱보 공격용 헬기 등에 정보를 전송한다. 미군은 총 18대를 보유하고 있다. 보잉 707을 개조해 대당 가격 3억6600만 달러(약 3982억 원)로 비싼 편이다. 이보다 크기가 작고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조인트스타스보다 싼(대당 1억9000만 파운드·약 2783억 원) 아스토 센티널 R1은 봄바디어사의 글로벌 익스프레스 비즈니스 제트기에 각종 레이더와 전자장비를 장착했다.

지상감시 정찰기를 도입한다고 해도 미국 도움 없이 선제타격 개념인 킬 체인 능력을 조기 확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이 보유한 수십 개의 저궤도 고성능 적외선 감시위성인 조기경보위성(DSP)은 북한의 TEL 이동 상황 등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한다. 우리가 북한 전역을 감시하려면 저궤도 위성 10∼12개 정도는 띄워야 하지만 개당 5000억 원으로 고가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지난달 1일 국제학술대회 세미나에서 “한국군이 5기의 정찰위성을 이용해 임무 수행하는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단 한 개의 TEL로 핵미사일을 발사해도 이를 사전에 식별하고 제거하는 임무 수행 성공률은 0.12∼2.6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저궤도 적외선 감시위성 정보 등을 링크-16으로 연동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한국군이 조인트스타스 몇 대 도입한다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7∼8년 뒤면 120기 안팎의 핵미사일을 갖춘 ‘핵 강국’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전작권 조기 전환에만 집착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장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DSP와 연동시켜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보강하는 것이 더 급하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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