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자 동북아 정세가 다시 격랑에 빠졌다. 이번 도발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대북 특사가 북한 설득에 실패하고,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핵 보유를 눈앞에 둔 북한이 미국은 물론 중국의 어떠한 협상·설득에도 응하지 않겠다며 ‘마이 웨이’를 선언한 것이다.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 성과를 기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시 주석에게 북한의 핵 도발 포기와 비핵화를 위해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면서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했다. 중국은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무력 사용과 군사 옵션은 효과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원유 공급 중단에 요구에 대한 완곡한 거절 의사다. 여전히 중국은 북한의 전략적 자산 가치를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강력히 압박해서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고 한들 중국이 얻는 게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중국도 대북 전략의 전환을 냉정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에 봉착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한’ 중국을 제쳐 두고 독자적으로 대북 문제 처리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회의에서 국제사회에 대북 외교 및 무역 관계 단절을 호소했고, 독자 금융 제재나 해상 봉쇄까지 거론하고 있다. 중국을 통한 북한 제재에 회의적이던 일부 미국 여론도 중국에 과감한 대북 정책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도 북핵 문제를 북·미 간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실질적 북핵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군사적 옵션은 무조건 안 되며, 제재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억측성 주장만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 북핵에 대한 근본적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북한의 핵 보유 의지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강한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관성적 인식은 매우 자의적인 해석이다. 북한의 ICBM은 이제 방향을 돌리면 전 세계를 사정권에 넣게 된다. 북한의 핵 개발은 단순한 안보 불안 때문이 아니라, 핵무기를 이용해 한반도를 통일하고 세계를 압박하려는 목적임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도 핵을 가진 북한의 향후 행보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이 주장하는 북핵 해결 방식인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이라는 쌍중단(雙中斷)은 북한에도 배척당하고 있다. 실천 의지가 없는 평화적·외교적 해결 주장으로 북핵 고도화의 방조자 이미지만 짙어지고 있다. 물론 중국도 과거에 비해 강력한 대북 압박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의 행태는 중국이 과연 ‘북핵 불용’ 목표를 달성하려는지 불분명하다. 이는 북한에 계속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이다.
셋째, 북핵 문제의 악화가 중국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연관성은 다른 나라보다 분명히 강하다. 중국의 부담도 이해가 된다. 하지만 ‘평화적’ 해결을 위해 더 큰 책임과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지금까지 중국은 ‘전략적 자산 북한’이라는 전통적 사유로 인해 진정한 대북 압박을 해 본 적이 없다. 과정으로서의 강력한 압박과 결과로서의 평화적 해결은 결코 상치(相馳)되지 않는다. 한가롭게 레드라인(red line)을 넘어섰는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 북핵은 이미 레드존(red zone)에 들어와 있다. 중국의 과감한 대북 정책 조정과 전략적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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