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문화일보를 찾은 김완 부천시청 감독이 현역 시절로 돌아간 듯 강력한 백핸드를 연출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4일 문화일보를 찾은 김완 부천시청 감독이 현역 시절로 돌아간 듯 강력한 백핸드를 연출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현역시절 ‘중국 킬러’ 명성
김완 부천시청 탁구단 감독

대표땐 ‘백핸드 지존’ 별명
韓 최초 월드컵 메달리스트
은퇴뒤 후학 양성에 매진

“나보다 나은 제자 육성 목표
내가 지닌 노하우 전수할 것
소외이웃 돕는 봉사 뿌듯”


김완(56) 부천시청 탁구단 감독은 후학 양성과 봉사활동으로 24시간이 모자를 만큼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김 감독은 ‘중국 킬러’였다. 고교 1학년으로 국가대표가 된 탁구신동. 1982 뉴델리아시안게임에선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궈웨화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고, 1984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탁구월드컵 조별리그에선 역시 당시 최강자였던 장자량을 제압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결승전에서 다시 맞붙은 장자량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김 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월드컵 메달리스트로 등록됐다.

대표팀 주장으로 출전한 1986 서울아시안게임에선 중국과 단체전 결승전을 치러 홀로 2게임을 따내며 금메달을 견인했다. 4일 문화일보에서 만난 김 감독은 “중국대표팀의 훈련장에 ‘김완 타도’라는 글귀와 함께 내 사진이 걸려있을 정도였다”며 “현역 시절엔 항상 세계 최강인 중국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녔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탁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겪었다. 1988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 28년 만의 참사였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남자단식과 복식에서의 동메달 2개에 그쳤다. 특히 중국과 만나면 번번이 고개를 숙인다.

중국은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4개, 은 3개, 동 3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탁구 통산 메달 1위는 중국(53개), 2위는 한국(18개). 하지만 2위 자리는 위태롭다. 2020 도쿄올림픽을 유치한 일본이 탁구를 전략종목으로 육성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중국을 넘고 일본을 뿌리쳐야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자신만의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는 강력한 백핸드. 김 감독은 “17살이던 1978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궈웨화를 처음 만났다”며 “궈웨화를 마치 연예인인 것처럼 쳐다봤고 화장실까지 쫓아다녔다”고 밝혔다. 궈웨화를 닮고 싶었고, 또 이기고 싶었다. 그래서 궈웨화의 약점을 연구해 백핸드 수비가 약하다는 점을 간파했고 그를 이기기 위해서 4년 동안 백핸드를 연마했다. 궈웨화를 꺾은 비결. 김 감독은 “중국탁구가 막강하다고 하지만, 찾아보면 약점은 있기 마련”이라며 “그 약점을 집요하게 추궁하기 위해선 신기술을 습득해 개성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1989년 은퇴한 김 감독은 2005년부터 7년간 여수시청을 맡았고 2015년 1월 부천시청의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친구처럼 다가가고, 대화를 자주 나눈다”면서 “무엇보다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애쓴다”고 설명했다.

성과는 좋다. 지난 5월엔 도민체육대회에서 10년 만에 부천시청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시청팀이지만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4강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나보다 나은 제자를 양성하는 게 모든 지도자의 목표”라면서 “후배들, 제자들이 중국을 꺾고 세계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내가 지닌 노하우를 쏟아붓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5년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그룹’의 부회장을 맡아 혼자 사는 노인들과 노숙인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장애인, 아이들에겐 탁구도 가르친다.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것과는 다르지만, 은퇴한 뒤 10년간 생활체육 지도자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예비 순수 아마추어동호인을 배출하고 있다.

김 감독은 “과거 국가대표로 국가와 국민,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는 게 도리”라며 “한국 탁구의 도약과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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