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부결” 등 질타 이어져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는 2018년도 정부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사실상 ‘빈손’으로 돌아온 원내 지도부에 대한 성토의 장이었다. 한국당은 애초 문재인 정부의 공무원 증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최저임금 직접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법인세율은 오히려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 중 어느 것도 이루지 못했다. 호남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등 실리를 챙긴 국민의당과 달리 영남권 지역 예산을 대폭 삭감당한 한국당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을 달랠 뾰족한 대안조차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의총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원내 지도부의 전략 부재 등을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의 의원은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면서 한국당의 입지가 좁아졌다”면서도 “원내 지도부의 협상력이 부재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완영 의원은 “의총에서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부결시키자’ ‘합의를 파기하라’는 주장이 많았다”고 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원내 지도부가 이렇게 협상을 해 올 거라면 예결특위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한국당이 이번 협상에서 얻어낸 게 전무하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당내 중진의원들도 잇따라 예산안 협상 결과를 비판했다. 정진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 세금을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하는 것,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최우선에 두고 국민이 낸 세금을 제대로 쓰도록 하는 게 보수 정당의 존재 이유”라며 “남 탓할 것 없다. 우리 한국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했다.
유기준 의원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캐스팅보트는 국민의당이 갖고 있기 때문에 함께 수정안을 마련해 양당이 원하는 예산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며 “국민의당과 처음부터 예산이나 다른 문제를 심도 있게 토론했어야 했다”고 원내 지도부의 전략 부재를 질타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신설되는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을 ‘2000억 원 초과’에서 ‘3000억 원 초과’로 올린 것도 사실 저의 목소리였다”고 해명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헌법 개정과 선거구제 개편 등 완벽한 여야 합의로 이뤄지는 사안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끼워팔기식 정치 흥정’으로 거래하는 모습은 잘못됐다”며 책임을 국민의당으로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김윤희·이은지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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