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5∼8일 북한을 방문 중이라고 한다. 미국 직업 외교관 출신인 펠트먼 차장은 리용호 북 외무상도 만난다고 한다. 무슨 협의가 오갈지 두고봐야겠지만, 이를 계기로 대북 대화·협상론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 있다. 아마 북한은 국제적 고립 타개의 모멘텀으로 이용하면서 세계식량계획(WFP) 등을 통해 지원을 받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유화 제스쳐에 속아서는 안 된다. 지난달 28일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후 봉쇄가 강화되자 이를 흔들어보겠다는 술책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서방 문명국가들은 한결같이 대북외교 단절과 교역·교류 중단에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상당한 효과도 발휘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서 국제 공조를 흔들려는 행태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설 시늉만 해도 환호하고 나설 태세다. 심지어 김정은의 ‘핵무력 완성’ 선언이 곧 대화 국면으로 가려는 신호라고까지 해석한다. 문 대통령 직속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북한과 중국·러시아 등을 향한 경제 정책의 발굴, 수립, 컨트롤타워, 프로젝트 지원, 정책 조정 등의 ‘엄청난 권한’을 가졌다는 조직이다. 기획재정부·외교부·통일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위원으로 참석한다. 송영길 위원장은 4일 “북한은 우리처럼 핵우산도 없고, 핵으로 위협 받을 때 중국이나 러시아가 도와주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핵을 보유하려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핵 위협을 하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장이 당연하다는 본말전도의 황당한 논리다.

통일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9월 3일) 직후에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번 ICBM 발사에도 통일부는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4일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해결은 선후관계나 양자 택일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북한의 핵 개발에 일리가 있다’고 해 ‘북한 대변인’ 지적을 받는 등 큰 파문을 일으켰는데, 그 발언보다 더 심하다. 그나마 당시는 1차 핵실험도 하기 전이었다. 여권 인사(人士)들의 위험한 안보관이 레드 라인을 넘고 있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