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논에 쌀 이외의 작물을 재배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쌀 수급 안정화를 꾀하는 ‘쌀 생산조정제’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서울 한 유통업체의 쌀 도정 모습.  자료사진
정부는 논에 쌀 이외의 작물을 재배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쌀 수급 안정화를 꾀하는 ‘쌀 생산조정제’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서울 한 유통업체의 쌀 도정 모습. 자료사진

- 내년 한시 시행 ‘쌀 생산조정제’

쌀에 편중 지원체계 대폭 개선
두류·지역 특화작목 등 심어
농가에 줄어든 소득 보전 방침
쌀 시장 공급과잉 해소 기대


내년부터 한시적(2018∼2019년)으로 도입되는 ‘쌀 생산조정제’가 쌀 시장의 구조적인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쌀 가격 안정을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 적극적으로 쌀의 시장 격리 물량(37만t)을 발표하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노력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기준 통계청 조사 결과 80㎏ 정곡 기준 15만3796원을 나타냈다. 수확기인 10월부터 총 6차례 조사에서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쌀 생산조정제 등이 시행된다면 쌀값 정상화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크다.

쌀 생산조정제란 쌀 적정 생산(생산 감축)을 통해 쌀 시장의 수급 및 가격 안정을 도모하는 것인데, 논에 쌀 대신 다른 작물을 심도록 한 제도(논 타작물 재배 지원)다. 정부는 이 제도를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며 기존 쌀 농가가 논에서 쌀 이외의 작물을 재배할 경우 단위면적당 일정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해 쌀농사보다 줄어든 소득을 보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생산조정제 시행 시 쌀 변동직불금을 많이 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2011∼2013년에도 논 소득 다양화 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생산조정제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이 기간 정부는 변동직불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직불금뿐만 아니라 남아도는 쌀(재고)의 관리 비용도 절감(25만t당 재고 관리비 490억 원 소요)하고, 사료 작물 등의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도 덤으로 얻게 된다.

농식품부는 내년도 우선적으로 벼 재배 면적 5만ha를 줄인다. 이 땅에 다른 작물의 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조사료나 두류, 지역별 특화 작목을 심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칫 쌀 생산 조정을 위해 시행한 타작물 재배가 해당 작물의 수급에 영향을 줘선 안 되기 때문이다. 자급률이 낮고 공급과잉 우려가 적은 품목으로 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생산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쌀생산조정추진단을 통해 의견을 수렴, 내년도 세부 추진 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밭작물 중심으로의 전환은 농민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지자체의 지원으로 가능했던 사례가 많았다.

쌀 시장 안정을 위해 시행하는 타작물 재배 지원 정책이 실효를 갖기 위해서 뒷받침돼야 할 사항도 많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실장은 지난달 15일 열린 ‘쌀 생산조정제 성공 다짐 워크숍’에서 이 같은 제도가 성공하기 위해선 △쌀의 사전적 생산 감축 △과거 유사 정책 시보다 높은 수준의 단가 설정 필요 △타작물 수급 영향 최소화를 위한 정책 노력 등을 꼽았다. 실제로 단가 설정도 중요한 문제로 꼽히고 있는데, 지금 거론되는 주요 대체작물인 사료용 옥수수·사료용 벼·콩과 쌀의 소득 격차는 ha당 330만 원에 이른다.

자칫 농민들이 논 타작물 재배 지원 정책에 너무 의존하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대만 사례에서는 정부 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한시적 정책이 장기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집단화·규모화된 경영체 위주로 선정해 지원하는 등 타작물의 경제성 제고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돼야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적 경영도 가능하다”며 “결국 타작물을 심었을 때 경제성이 높아야 농민들도 다시 쌀농사로 돌아가지 않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대만처럼 쌀에 편중된 지원체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타작물 전환 유도도 난망하다”며 “향후 쌀 소득 보전 직불제를 개편하거나, 타작물의 경영 안정 대책을 강화해 쌀과 다른 작물 간 격차(절대 소득, 소득 안정성)를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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