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를 주연으로 발탁한
tvN ‘감빵생활’ 신원호 PD


“김제혁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외관과 연기력을 갖췄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연출하는 신원호(사진) PD가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박해수를 주연배우로 발탁한 이유는 명확했다. 자신이 기획한 드라마의 주인공과 딱 들어맞는 이미지를 가졌고, 연극무대에서 쌓은 연기력도 수준급이었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신 PD는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출하며 서인국, 정은지, 혜리 등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 출신 배우나 류준열, 박보검 등 신인을 주연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각 드라마는 대성공을 거뒀다. 배우의 인기와 지명도에 기대지 않고 캐릭터와 각 배우가 가진 이미지 부합도를 먼저 따진 결과다.

신 PD는 “김제혁이란 캐릭터의 원톱(one top) 드라마”라며 “올해 초 연극 ‘남자충동’에서 박해수를 봤는데 김제혁 캐릭터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박해수가 주인공을 맡자 제작진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 유명 배우들이 무명 배우가 주연을 차지한 드라마에 좀처럼 참여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반면 배우 정경호는 이에 연연하지 않고 출연을 자청했다. 신 PD는 “오디션을 볼 때 ‘주인공이 박해수’라고 제작진도 말하기 힘들고, 상대방(유명 배우)들도 원치 않더라”며 “하지만 정경호는 ‘무조건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신 PD는 배우의 인기가 결코 드라마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왔다. 몇몇 한류스타들을 앞세운 드라마들이 빈약한 스토리와 허술한 연출력으로 혹평받으며 실패하길 반복하는 세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타 1명을 섭외할 출연료로 가성비 높은 신인이나 무명 배우 여럿을 섭외하니 정교한 교도소 세트를 짓는 데 제작비를 더 할애할 수 있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완성도가 높은 이유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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