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무일 “연내 마무리” 의미

바깥에는 ‘수사 의뢰 그만’
내부에는 ‘늘어지지 말라’


문무일 검찰총장이 ‘적폐 수사’를 연내 끝내겠다고 밝히며 향후 수사의 향배에 법조계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법조계에서는 한창 진행 중인 수사를 검찰총장의 한마디에 칼로 무 자르듯 끝낼 수는 없는 만큼 문 총장의 발언은 수사가 더 이상 확대되고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적폐 수사의 핵심인 서울중앙지검과의 사전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측 모두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꺼리는 만큼 자연스레 조율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직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6일 “일단 문 총장은 검찰 바깥에는 더 이상 검찰에 지난 정권의 적폐를 수사해 달라는 요구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검찰 내부에는 끝도 없이 수사를 확대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변호사는 “수사는 가만히 두면 끝도 없이 커지는 만큼 문 총장이 적절한 시점에 개입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사의 마무리라 할 수 있는 주요 인사의 ‘기소’까지 연내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검찰 안팎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구속수사가 필요할 만큼 혐의가 중한 피의자의 경우 구속 후 20일 내 기소해야 하는 것을 고려해 역산하면 금주 내 신병 처리 여부가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가정보원의 노무현 정부 때 남북 정상 간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유출 및 공개 사건이나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경찰 수사에 국정원이 개입한 혐의 등은 이제 막 수사에 착수해 수사를 도중에 접는 것 말고는 연내 수사를 끝낼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다.

검찰 안팎에서 굵직한 사건은 연내 마무리 짓고 주요 피의자의 기소와 다른 수사의 마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월까지 정리하는 구도로 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수사팀도 6월 지방선거 공천이 시작될 때까지 수사가 늘어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와 기소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문 총장의 전날 발언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직접적인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이 적폐 수사 ‘속도전’ 주문을 수차례 해왔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사팀도 문 총장의 의지를 익히 알고 있는 만큼 문 총장의 발언이 검찰 내 갈등으로 확대될 여지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민병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