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부동자금 ‘요구불성예금’
9월 302조원 → 이달 288조원

금리 올린 날 우리銀 정기예금
3800억원 신규자금 급속 유입
부동산 자금은 MMDA로 몰려
내년 추가 인상땐 가속화 전망


11월 30일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중 자금의 대이동이 시작됐다. 올해 3분기까지 늘어가던 부동자금이 금리 상승기를 맞은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하고 규제에 묶인 부동산 자금이 은행 대기자금으로 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고금리를 좇아 시중 자금이 움직이는 ‘머니무브’(자산이동)가 거세지면서 자금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6일 문화일보가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시중 4대 은행의 ‘2017년 요구불성(요구불예금·저축예금·기업자유예금) 예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준금리 인상 이후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났다.

저금리 장기화로 지난 9월 말 잔액이 302조9840억 원까지 불어났던 4대 은행의 요구불성 예금은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10월(293조1236억 원)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 11월(292조2561억 원)에도 감소세를 이어갔고 금리 인상 이후인 지난 1일(291조6099억 원)과 4일(288조6514억 원)에는 몸집이 더 줄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대표적인 부동자금인 요구불성 예금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금을 비롯해 각종 투자 자금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 정기예금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우리은행에는 기준금리 인상 당일에만 3800억 원의 신규 자금이 들어왔다. 이날부터 4일까지 사흘간 들어온 신규 정기예금만 6400억 원에 달한다. 신한은행도 지난 이틀간 2300억 원의 신규 자금이 몰렸다.

부동산 자금의 은행 이동도 포착되기 시작됐다. 지난 1일과 4일 이틀 동안 4대 은행의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잔액이 5조6000억 원(약 7%)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MMDA는 주로 거액고객이 가입하는데 정기예금보다는 금리가 낮지만, 더 짧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부동산·대출 규제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부동산자금 등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면 무브머니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금리 인상이 누적되면 머니무브 움직임이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실장은 “여전히 저금리 상태이고 기업실적도 좋은 만큼 기준금리가 2% 후반대가 되기 전까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주식시장 내에서는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반적인 머니무브 방향은 부동산과 주식시장에서 은행 예·적금으로의 회귀가 예측됐다. 부동산 자금의 증권시장 유입 가능성은 매우 낮게 전망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단기 숨 고르기 성으로 은행으로 가는 부동산 자금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부동산으로 돌아갈 대기자금”이라고 평가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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