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열심히 일하면 삶이 나아진다’는 믿음이 갈수록 약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경직성이 높아지는 등 줄어든 경제 활력이 국민 인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경제 등 제반 분야의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영국 레가툼 재단의 ‘레가툼 번영 지수’의 국제 순위도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7일 레가툼 재단이 세계 149개국의 경제지표 및 설문조사 등을 통해 번영 정도를 분석한 ‘2017 레가툼 번영 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열심히 일하면 삶이 나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149개국 중 140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123위, 2014년 133위, 지난해 134위 등에 이어 더욱 추락해 바닥 수준까지 내려간 것이다. 노력을 통해 삶의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한국인의 믿음이 근본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또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 역시 지난해 65위에서 76위로 더욱 낮아졌다. 종합적인 우리나라의 번영 지수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내려간 36위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 분야 전반의 활력과 연관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 환경 분야의 세부 항목인 ‘고용과 해고 절차’ 순위는 지난해 113위에서 122위로 더욱 추락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가뜩이나 높은 상황에서 더욱더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압박하고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는 등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이 분야의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데 대한 인식은 지난해 143위에 이어 올해도 142위로 최하위를 계속 이어갔다. 경영 환경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사회의 경제적 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이른바 ‘기업가 정신’ 또한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3%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도 규제 등 문제로 반도체 등 특정 분야를 제외하면 경제 전반의 활력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경제 상황과 삶에 대한 인식도 우울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