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 사업 망해 조리사 기술 배워
결식아동 도시락 배달업체로 성공
“사업 번창시켜 봉사 더 열심히…”
“힘들고 어려울 때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기 때문에 받은 만큼 베풀고 싶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일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자활기업 다솜도시락을 운영하며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김순덕(사진) 대표는 7일 인터뷰를 통해 “아직은 (베풂이) 많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자활사업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에서 벗어나 자립에 성공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제9대 자활명장으로 선정돼 이날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04년 남편의 사업이 어렵게 되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당시 김 대표 혼자서 집안을 챙겨나가야 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춘기 무렵의 아이들(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6학년)이었다고 회고했다. 밤낮없이 일하던 김 대표는 2004년 기초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했고, 조리사로서의 역량을 쌓으면서 조금씩 상황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자활사업은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기술 습득 및 능력 배양을 통해 취업, 창업, 공동체 설립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김 대표는 조리사기술을 통해 2005년 자활기업으로 도시락 제작·배달업체 다솜도시락을 설립했다. 이후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 총 14명의 종사자가 근무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SK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서부센터로 선정돼 좋은 일도 하고 수익도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월 8000여 개의 도시락을 결식아동에게 공급하고, 지역아동센터에도 월 4000인분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수익금 일부로 결식아동 등에게 학용품을 후원한다.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김 대표는 지역자활센터 자활근로사업 참여자들에게 도시락 제조 분야의 실습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취업취약계층도 우선 채용하면서 자신이 이전에 받았던 혜택을 다른 이에게 베풀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엔 자활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생활이 어려워 참여했는데, 지금 보면 자활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열심히 일했더니 아이들도 잘 성장했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사회공헌도 많이 못 하고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사업을 더 번창시켜서 봉사를 더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이날 복지부는 제14회 자활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전북진안지역자활센터 자활사업 참여자 김수현 씨에게도 시상을 했다. 2005년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이주여성인 김 씨는 남편의 긴 투병생활과 사망으로 홀로 자녀를 키워야 했지만 지역자활센터의 도움으로 일자리를 찾은 후 꾸준히 저축하면서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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