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중국에서조차 ‘핵전쟁’ 표현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로 북핵(北核) 문제는 임계 상황에 도달했다. 그런데 정작 문재인 정부는 북핵 문제는 미국에 떠넘기고, 남북 대화라는 별도 프로세스에 집착하고 있어 여러 측면에서 우려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6일 사설에서 “북한의 1차 공격 대상은 한국”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접경한 지린(吉林)성 기관지인 지린르바오가 1개 면을 통틀어 핵전쟁 대비 요령 등을 보도함으로써 불안감이 고조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두 매체 모두 북한 핵개발로 인한 전쟁 가능성과 대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매체의 이런 보도가 아니라도 북핵의 제1 타깃이 한국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6일 종교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핵 문제는 북·미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남북 대화는 북한 핵에 가로막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 것은 논리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적절하지 않다. ‘한반도 운전석’은 빈말이었나. 북핵 문제가 북·미 문제라는 방관자적 인식도, 현 상황에서도 남북 대화에 연연하는 듯한 인식도 모두 문제다. 북핵 대책과 남북 대화는 분리되거나 동렬에 있을 수 없다. 북한의 핵무기 포기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남북 대화는 무의미하며, 심지어 북핵 폐기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공기 230여 대를 동원한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공중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시점이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시한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미 중앙정보국(CIA) 판단도 소개됐다.

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이 오는 13일 시작된다. 그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중 정상회담의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북핵 정면 대응을 회피한다면 심각한 문제다. 한·미 동맹을 해치고, 중국에도 잘못된 신호를 보낸다. 강경화 외교장관이 5일 미 CNN과 인터뷰에서 북 ICBM이 완성 단계가 아니라고 강조한 데 대해 인터뷰 진행자가 “모두 타조처럼 머리를 모래에 파묻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런 인식을 직시하지 않으면 국가를 보위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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