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미끼 110억원 끌어 모아 돌려막기도

고가의 수집용 외국주화인 앤티크 코인(Antique Coin)을 밀수한 40대 남녀 2명이 세관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은 고액 주화를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것처럼 홍보해 110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0억 원 상당의 앤티크 코인 52개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몰래 휴대해 밀수입한 A(여·40) 씨와 일본인 B(40) 씨 등 2명을 관세법 위반으로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다고 7일 밝혔다.

적발된 주화는 1개당 120만 원에서 3억1000만 원까지 달할 정도로 고가다. 1925년도 5000개만 발행된 ‘스위스 여신 헤루베티아 100프랑 금화’의 경우 3600만 원, 1908년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재위 기념으로 발행된 ‘구름 위의 여신 100코로나 금화’의 경우 2500만 원에 거래된다.

세관은 지난 4월 외국 주화를 투자상품으로 개발한 투자대행사가 해외로부터 주화를 밀수입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A씨가 운영하는 투자대행사의 외국 주화 전시 홍보자료, 수출입 및 외환결제 실적 등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업체를 압수 수색해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A 씨 등은 주화에 부과되는 부가세 납부를 피하려고 외국 주화를 홍콩, 일본 등 해외로부터 국내로 들여오면서 A 씨가 운영하는 회사 소속 직원들의 개인 휴대품인 것처럼 위장해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밀수했다.

A 씨는 또 희귀한 외국 주화를 경매시장에서 사들인 뒤 되파는 사업에 투자하면 연 12~24%의 높은 이익을 얻을 것처럼 홍보해 약 150여 명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110억 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투자금 대부분을 외국 주화 구매가 아닌 후순위 투자자의 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상환하는 돌려막기에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20억 원은 홍콩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 명의 계좌에 불법 송금한 후 해외에서 해외통화선물거래(FX마진거래) 등을 하는 데 써 외국환 거래법도 위반했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박남기 서울세관 외환조사과장은 “비정상적인 고수익을 내세운 투자상품은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금괴, 외국 주화 등 현물자산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대체 투자상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이와 관련한 무역·금융범죄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투자상품과 관련된 불법 외환거래를 지속해서 추적해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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